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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일없이 산다

별일 없이 산다 27

1. 츠레가 우울증에 걸려서.

보면서 울었다=_=

감동 받아서 운 건 아니고, 감정 이입해서 운 것도 아니다. 어느 부분에서 울었냐하면, 츠레가 마누라의 반응에 감동받아 울거나 좌절해서 울 때. 보면서 이입을 하기는 보다는 '아, 저건 백퍼 먹힌다, 저러면 안 될텐데'하는 부분에서 츠레의 반응이 예상과 똑같았다. 근데 그렇게 딱딱 들어 맞는 게 이상하게 눈물이 나더라고. 나랑 증상이 다르긴 하지만 (우울증 걸린) 인간의 마음이란 비슷비슷한가벼. 일본영화답게 마지막은 졸업식 분위기. (짝짝짝~ 참 잘했어요~ 장해요~)

 

2. 요즘은 비교적 꿈다운 꿈을 꾼다. 꿈을 아예 안 꾸면 좋겠지만, 이전에 꾸던 꿈에 비해선 훨씬 좋다. 좀 영화나 만화같기도 하고 나름 흥미진진한게 이야기구조도 나름(개꿈치고는) 괜찮다.

이전에 꾸던 꿈은 한없이 현실에 가까운 꿈이라 가끔 실제 현실하고 구분이 안될 정도였는데, 예를들어 영화제에서 일하고 있을 때는 영화제에서 일하는 꿈을 꾼다든가(꿈에서 해야할 일을 절차에 맞춰서 제대로 일하고 있다=_=) 출판사에서 일할 때는 꿈에서 교정교열을 본다던가, 요즘 같으면 피아노 치거나 태권도를 했을 것이다. 어쨌든 이런 현실 맞춤형 꿈을 꾸면 되게 피곤하고 힘든데 (거의 깨어있는 상태랑 비슷하다고 보면 됨. 무엇보다 일을 하니 힘들지--;;) 요즘은 아무리 요란한 꿈을 꿔도 그전처럼 피곤하진 않다. 물론 꿈을 아예 안 꾸고 자는 거에 비해선 피곤하지. 좋아, 이젠 잠만 잘 자면 되겠군. ㅋ

 

3. 새해 계획을 벌써 세웠지.

-덕후 농도를 줄인다. 덕후에서 그냥 보통 마니아로 거듭나고 싶은 마음=_=;;

-태권도 1단. 추첨에 성공되면 봄부터는 승마도 배울 생각이다. 그리고 겨울 전에 몽골로 여행을 가는거다!!

-피아노 : 체르니 40, 하농 50까지. (작품은 뭐할지 모르겠지만 작품은 목표없음. 이건 기간을 정해놓는다고 그대로 나가지도 않는다.)

-수학, 과학 : 중학교~고등학교 수준까지. 이건 확실히 시간이 좀 빡빡할 것 같다. 킁.

-돈 벌기. (ㅠㅠ)

 

헉. 농사 지어야 하는데 시간이 없다=_=;;; 근데 왠지 한국에서 계속 살 것 같지가 않아서 왠지 귀농 욕구가 사라지는 것 같기도 하다. 나도 도시것이지만 도시것들 시골 가서 하는 짓도 마음에 안 드는 것도 마찬가지. 물론 시골 인간관계가 좀 피곤해지는 것도 있지만 (일단 어딜 가든 막내가 될 확률 99% ㅋㅋ) 기본적으로 해야할 건 좀 하자는 마음이 들 때가 많다. 그러면서 시골의 정이 어쩌고 저쩌고 하면서 또 되도 않는 어거지도 많이 부림. 나 강화 가 있을 때 양 옆집이 서울에서 온 사람이었는데 진짜 조용히 진상짓하는데 웃겨 죽는 줄 ㅋㅋㅋ

하긴 그렇다고 내가 시골 가서 어른들이랑 잘 지낼 수 있을 것 같지도 않은 것도 있지라. 지나가면서 인사하고 어쩌고 하는 건 잘하는데 아침에 나오면서 '밥 먹었어?'하는 말에 '아뇨'라고 대답하면 '그럼 속 버려.' 여기까지는 대답도 하고 상대가 가능한데. 그 뒤에 '나중에 결혼해서 남편 때문에 속 버렸다고 말한다'라는 말까지 덧붙여 오는 게 참 뭐라고 해야할지 대꾸를 못하겠다고=ㅁ=!!

그래도 요즘 동네 사람들 (=피아노 태권도 서예 학원 사람들)하고 지내는 거 보면 뭐 나름 괜찮을 것 같기도 하고? 이상한 소리도 많이하고 이야기 듣다보면 꼭 일제시대 사람들하고 이야기하는 거 구경하는 것 같지만 뭐, 어때하는 생각도 든다  나이가 들어 그런가 아직 그럴 때라는 생각이 들어서 그런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