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별일없이 산다

별일 없이 산다 21

1. 떡 만들기 배운다. 결과물을 피아노 학원에 룰루랄라 가져가면 꼬꼬마들이 미친듯이 먹어댄다;;; 점심과 저녁사이 배고플 때 쯤이라 그런 모냥. 학원 뺑뺑이 치느라 과자하고 사탕이나 좀 물고 다니는 불쌍한 꼬꼬마들아, 앞으로 이 아줌마가 목요일마다 떡을 주마 ㅠ 선생님들은 좀 기달리셈. 효모를 만들어 드리겠어요 ㅋㅋㅋㅋ

 

2. 태권도 학원에 새 사범이 왔다. 전에 있던 사범은 여자였는데 나보다 작고 말랐다. 당근 애새끼들이 말을 안 듣는다=_= 처음에 아무리 열정적이어도 애새끼들한테 거듭 무시당하면 기운 빠지고, 그렇다고 경험이 쌓일 만큼 오래 일을 한 것도 아니고... 여튼 하고 싶은 일을 찾아 떠난 전 사범 대신 새로 온 사범은 크다. 매우 크다. 키도 크고 덩치도 크다. 애새끼들이 바로 순한 양, 보통의 아이들이 되었음. 보통 여자애들한테는 볼 수 없는 습성이 되게 웃기면서도 왠지 씁쓸하기도 하다. 다른 것도 아니고 단지 덩치 때문에라니. 네놈들의 본능이란... 니들은 떡 없어! (뭐 먹고 운동하면 안되니까 안 주는 거지만=ㅠ=)

 

3. '한국은 꽤 안정적인 나라'라고 하면 꽤 많은 사람들이 여러가지 의미로 기겁을 한다.

골수자본주의자는 아직 부자되려면 멀었다고 느끼기 때문이고, 사회운동하는 사람들은 지금 사회 꼬라지가 안정적이지 않다는 거지.

일단 한국은 건국 초기라는 걸 좀 알아주세요. 물론 건국 후 이렇게 (건국 하자마자 전쟁에 민주주의 시작하자마자 독재, 대통령?에 의한 시민 학살, 게다가 독재자의 딸이 대선에서 꽤 인기를 끌고 계심) 깽판을 치던 시기가 있었을까 싶은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어쨌든 경제적으로 행정적으로 사회적으로 안정되어 있는 건 사실이지 뭘 그래.

구체적으로 원하는 게 뭔지도 모르면서 일단 까고 보는 건 초-중딩 키워나 하는 짓입니다요. 졸업하셈.

 

3-1. 근데 워낙에 (개가 웃을) '민주주의 사회'라서 그런지 아니면 한국 특유의 논쟁 거부 문화 때문인지 '그냥 네 의견은 그렇게 내 의견은 그렇다'라고  끝내는 경우가 많다. 도대체 토론이나 논쟁은 뭐하러 하냐능=_= 그러니까 일이 진행이 안되지. 그러니까 믿도 끝도 없는 비판만 하고 대책없이 끝나는 거야. 세상엔 옳고 그름도 있고, 좋은 의견도 있고 나쁜 의견도 있고, 그닥 마음에 들지는 않아도 현재 상황에 필요한 일과 굉장히 좋고 마음에 들지만 지금 당장 할 수 없는 일도 간혹 있는 법.

... 내 입에서 이런 말이 나오다니 세상이 망할 때가 되긴 했나보다. 어쨌든 다른 사람의 의견을 수용하는 것과 틀린 의견을 쳐내는 것과 대화를 나누는 것은 구분되어야 하는 행위입니다요? 그냥 뭉개지 마십시다.

 

4. 까는 건 내가 할테니 너네들은 그냥 빠질이나 해라-라는 게 솔직한 심정. 그니까 많고 많은 모든 분야에. (특히 예술 문화와 정치 사회)

 

5. 나는 확실히 스케일 큰 거, 일이 좀 돌아가는 걸 좋아한다. 내가 매스미디어를 좋아했던 이유도 다른 많은 단점에도 불구하고 그 엄청난 파급력 때문이라지. 우오오오옹. 멋있어. 저 파급력! 뭐 그런 거. 파급력 좀 약하지만 교육방송 짱 애정함. 그리고 조금 전에 한 <메루 국립공원의 생태복원 프로젝트>는 나의 '스케일' 환상에 불과 기름을 한번에 확 끼얹... 확실히 국가(행정부)에서 뭘 하면 레베루가 달라=_= 예전에 무릎팍에 유홍준 전 문화부장관 나왔을 때도 몇백년 후에 문화재 복원을 위해 산림과?와 협력해서 조성한 산림 이야기가 제일 재밌었다능. 난 그런 게 좋다. 단순히 돈의 문제가 아니라 그 시간과 인력을 꾸준히 투자할 수 있는 힘. 이런 건 기업이 못한다.

그래서 주변에 공무원이 그만둘까 고민하면 그만두지 말라고 말린다. 내가 유일하게 일 그만두지 말라고 말리는 직업군. 보람도 얻고 뭔가 제대로 된 일을 할 수 있으면서 돈도 벌 수 있는 직장이 거기 말고 얼마나 있겠냐고. 직원 복지도 좋잖아.

내가 NGO도 참 좋아하는데 스케일이 작아서... 당장 박원순 시장만 봐도 시민사회운동을 하면서 한 일과 지금 하는 일을 비교하면 간단하다. 국가가 할 수 있는 일이 있고, NGO가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는 고다. 양쪽 다 능력과 열정이 엄청나게 필요하긴 하져잉. 요즘 사람들한테는 그거 먹고 죽으려고 해도 없는 것 같긴 하지만.

 

6. 싫어? 싫으면 말고 그냥 맘대로 살면 됩니다요. 그래도 큰 일 안난다.

 

7. 광쌤 좋아~♡ (광쌤 = 교육방송 중학 물리 가르치는 선생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