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슬란드 여행 계획 짜다가 머리 터지는 줄 알았는데 죽으란 법은 없군. 여행 계획의 신이 내리셨어. ㄳㄳ
아이슬란드 남서부 돌다 오겠습니다. 비싸기도 하고 시간이 열흘 밖에 없어서 다 돌지는 못 함. 아이슬란드 사이즈가 남한만한데 도대체 무슨 재주들로 일주일 만에 전국을 다 돌고 하는건지. 스위스 빡쎄게 20일 돌다 손까지 떨었던 나로서는 이것도 많이 다니는 거다.
덧. 항공권을 샀을 때 레이캬비크로 간다고 해서 나는 수도로 가는 줄 알았지. 웬걸, 국제 공항은 케플라비크인가에 있다. 뭐 어차피 가려고 했던 곳이니까 아무래도 좋다. 아이슬란드 출국 하는 날 블루라군에 가서 온천을 해주마!
그러고보니 입국이 새벽 2시 반인데... 여름이라 훤하겠지=_= 백야지역에 또 가네.
놀면 뭐하냐, 계획이나 짜자 하면서 독일 여행 계획을 짜고 있다. 갈지 안 갈지는 모르겠다. 그냥 계획 짜는 건 잘하니까 짜고 있다.
이미 덕질로 인생 많이 말아 먹었는데 앞으로 더 말아 먹으려나봐. 난 이걸 멈출 수가 없다. 아놔 ㅋㅋㅋㅋ
벌써부터 한국 들어가서 볼 만화책과 책, DVD를 사고 있고 (물론 한국으로 배달) 한국으로 들고 갈 책을 여기서도 사고 있고, 그러면서도 느려터져도 좋으니 이것저것 다운 받겠다고 유료결제하고 난리 났음. 도대체 아이슬란드 비싸다고 왜 징징대는 건데.
한국 들어가기도 전에 내년이나 내후년에 뉴질랜드 놀러가자고 하는 친구여. 엄마는 한달 다닌 게 마음에 들었는지 돈 모아서 크루즈도 하잖다. 흠. 사람들은 내가 돈이 많아 보이나벼. 하긴 돈이 없다 없다 하지만 외국에서 굶고 살지 않을 정도의 생존능력이 있으니 돈 없다고 하기도 뭣하다. 한달에 백만원 벌어 죽어라 사는 저소득층이 주변에 많이 있을 때는 더욱 그렇다. 남들은 나 사는 게 미스테리라고 하는데... 내가 보기엔 남들 사는 것도 만만치 않게 미스테리다.
근데 나 2014년엔 에베레스트 간다고 몇년 전에 결심했는데... =_= 어째 점점 인생 계획이 여행계획 위주로 돌아가는 것 같다.
미스테리 이야기가 나와서 말인데, 한국에서는 한달에 30만원에서 40만원 정도가 내 생활비다. 장기간 놀면 30만원이 되고 일할 때나 일 그만둔지 얼마 안됐을 때는 정말 많아야 50만원 정도 쓴다. 나는 신이 나서 공연을 보고 다니고 책을 사도 여간해선 저 지출상한선을 넘지 않는다. 계획을 안 세워도 계획대로 쓴다고 해야하나.
어쨌든 내가 뭔 이야기를 하다가 어떤 사람한테 이 이야기를 했는데 한달 뒤엔가 딱 40만원을 빌려달라는 거다. 그래서 다음달 생활비를 당겨서 빌려줬다. 안 갚으시더군. 내 한달 생활비라 당장 없으면 생활이 안되는데--;; 차라리 늦게 갚는다고 하면 다른 대책을 세웠을 텐데 (다다음달 생활비를 땡겨온다던지) 그냥 하루하루 미루니까 이건 돈을 끌어오기도 그렇고 안 끌어오기도 뭣하고... 백수가 여행다니면서 잘 사는 것 같고 돈도 덜컥 빌려주니까 괜찮을 거라고 생각했을까. 내가 계속 백수 생활을 할 수 있는 건 나름 철저하게 계획대로 소비를 하기 때문입니다요. 나는 빚낼 때도 계획 잡고 빚 내고 갚을 때도 계획대로 한다고라. 그래도 이 분은 갚긴 갚았다.
어떤 인간은 내 캐나다 갈 때 쓸 돈 빌려가서 여직 안 갚았다. 갚을 생각도 없을테고, 영원히 안 갚겠지. 그건 뭐 이젠 아무래도 상관없는데 정작 나 캐나다 갈때 들고 갈 돈이 없어져서 캐나다 가서 개고생 했던 기억이 사라지질 않아요. 계획이 어그러지더라도 어떤 범위 안에서 어그러져야지 수비 범위를 넘어가면 고게 바로 파산되는 상황.
나한테 돈을 빌려달라고 하는 사람도 미스테리지만 돈을 빌려주는 나도 미스테리다 못해 좀 웃긴 것 같다. 근데 통장에 잔고가 있을 때 누가 돈 달라고 하면 주게 된다 ㄷㄷㄷ 저 돈 떼먹은 사람은 심지어 친하지도 않았다. (내 친구들은 내가 거진 걸 알아서 돈 빌려달라는 소리는 커녕 나에게 적선을 하지;;) 뭐랄까 오죽하면 나같은 거지한테까지 돈을 빌려달래겠어? 하는 심리였던 것 같은데... 그래서 요즘엔 그냥 통장에 잔고없이 그냥 놓는다. 처음엔 진짜 날거지 같은 느낌이라 불안했는데 요즘엔 적응이 됐나벼.
세상은 넓고 갈데는 많고 공부할 건 많다. 이상한 건 공부하는 사람은 많은데 똑똑한 사람은 별로 없는데 꼴통은 많다. 얼마전에 친구랑 이야기하면서 '긴 가방끈=당연히 똑똑함' 이렇게 이야기를 하는데 순간 '어엉? 내 친구중에 아직 이렇게 순진한 생각을 하는 애가 있었어?' 하는 느낌이었다. 정보력과 지식은 다르잖아요. 나에게 지식은 현명함과 거의 같은 단어이기도 하단 말이죠. 똑똑한 인간이 현명하지 않다는 건 말이 안되는 것 같다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