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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일없이 산다

별일없이 산다 12

몰랐는데 오늘 공연이 래틀할배의 마지막 지휘다. 이제 언제 래틀할배 다시 볼 줄 몰라 ㅠㅠㅠ 오늘따라 할배 겁내 귀여우심 ㅠㅠㅠ 확 그냥 한입에 먹어치울 수도 있을 것 같음 ㅠㅠㅠ 아쉬우니까 낼 모레에 하는 특별공연 가겠음=_= 필하모니 문 여는 날에도 당연히 가겠음. 아마 할배가 이쑤시게처럼 보이겠지만 그래도 가야징. 오늘 공연 안 나온 첼로 교수님도 봐야 하고.

이제 필하모니 정규 공연은 하나 남았다. 그냥 일요일에 하는 발퀴레 공연 한번 더 볼까. 아쉬워 ㅠㅠㅠ 할배 ㅠㅠㅠㅠ 아놔, 그냥 여기서 계속 비비고 싶다. 근데 할배 한명 보고 있기엔... 내가 너무 가난해 ㅠㅠㅠ 가난한 빠순이는 그저 웁니다. 천만원만 필하모니에 쾌척하면 할배랑 밥도 먹을 수 있던데, 물론 교수님 하고도=_= 의외로 기부액이 높지 않아도 별걸 다 할 수 있더군. 크헝.

 

오늘 아침에 베를린 도착했는데 짐 대충 정리하고 씻고 탐나는도다 받으며 내쳐 놀다가 필하모니 공연 갔다와서 다시 탐도 보고... 내가 생각해도 진짜 대단하다. 보유 에너지라고는 덕력 이외에는 없는 것 같은 인간이로다.

그러나 돈 없는 인간은 탐도나 보면서 캐쉬 까먹고 시간 까먹는 거쥬. 그렇게 사는 거에욤. 근데 봐도봐도 귀양다리는 참 진짜 조선선비(싸움, 칼질 잘하는 부분 뺀 캐릭터) 같고, 귀양다리의 제주변소와 제주음식에 대한 역경은 참으로 재밌고 감동도 있고(특히 밥 비벼먹는 장면ㅠ), 귀양다리와 대상군의 케미는 죽여주는군녀. 버진이랑은 연애가 아니라 그냥 아버지 노릇 ㅇ.ㅇ 제목은 '장모님이 좋아서 결혼했어요' 난 왜 한국 여자들이 아빠 혹은 오빠형 남자를 좋아하고, 남자도 여자한테 아빠 혹은 오빠가 되려고 하는지 모르겠다=_=

 

쓸데없이 삽질하지 말고 나 하고 싶은 공부(덕질)나 진짜 나 좋은 짓(덕질)이나 하고 살려고... 결심 해봐야 밖에서 봤을 땐 별로 변할 게 없다는 게 함정임 ㅋㅋㅋㅋ

도대체 나쁠 게 없어뵈고 나쁠 일이 없는데 울화가 치밀고 아무것도 하기가 싫다. 그래도 일정 짠대로 여행도 다니고 일도 한다. 좋은 거 보면 좋은 거 봤다고 제대로 뇌도 돌아가쥬. 그래서 아무도 내가 우울증 걸린 걸 모르지. 움홧홧. 우울증 진짜 심했을 때도 보통 사람보다 일 잘했어. 으하하하하=_= 따지자면 내 인생의 제일 큰 함정은 근대화가 너무 되서 내가 원하지 않을 때도 알아서 근대인처럼 군다는 겁니다요. 씡. 이제 일 안해. <-물론 누가 하라고도 안 했음. 근데 왠지 인간답게 일(이든 뭐든 하여간 인간답게 뭔가) 하며 살아야 하지 않을까하는 딜레마가 생긴다.

 

일단 딜레마는 접어두고 막판 베를린 덕질을 가열차게 하다가 여행을 간다. 열흘 뒤면 엄마가 와서 같이 알프스 주변으로 여행을 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