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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일없이 산다

예민

오퍼스앨범(베스트+신곡)을 산 나를 짜게 식게한 예민.
정말 들어도 들어도 이 편곡은--;;; 물론 편곡을 안하고 그냥 노래 모아서 냈으면 두배로 개짜증을 냈겠지만 1번 트랙인 산골소년의 사랑이야기 들으며 '으응? 뭐지?', 아에이오우 들을 땐 '어어라?', 마술피리에선 정점을 찍고 절규. 노래가 다 비슷비슷해졌다.
어떻게 보면 앨범 색깔이라고도 할 수 있지만, 편곡 분위기가 너무 비슷해서 앨범자체의 클라이막스가 없어져버렸으니... 너무해 ;ㅁ; 원곡이 훨씬 좋았다긔. 특히 내 마술피리 어쩔겨 ;ㅁ; 오빠 미어여 ;ㅁ; 즈가 기대를 너무 했나여 ;ㅁ;
그래도 음향이 풍부하고, 편곡이 내 취향이 아닐 뿐 무척 깔끔하게 되어 있어서 좋았다.
무엇보다 오랫동안 궁금했던 예민의 앨범이니 그저 땡큐하고 받아들이는 수 밖에.


솔직히 이제는 앨범도 안 낼 줄 알았다. 앨범을 보니 신곡은 3곡 밖에 없어서 약간 예상대로 가는 것 같기도 하고.
예민은 자기가 생각하고 희망하고 하고 싶어하는 걸 별달리 말도 하지 않고 조용히 실천하면서 살고 있는 음악가다. 난 예민을 대중가수라고 말할 수 있는지도 모르겠다. 콘서트라고는 분교음악회정도의 작은 규모로만 하고 있고, 분교음악회는 콘서트라기 보다는 아이들에게 음악을 들려주고, 음악 이야기를 해주는 음악 수업같은 것이라 더욱 더. 그는 대중을 상대하지 않은지 무척 오래됐다.
착하고 예쁜 음악으로 대중적 인지도를 쌓나했더니 어느 순간 유학을 다녀 온 예민은 여전히 그만의 음악을 하고 있었다. 좀 바뀌나 싶었던 때가, 예민이 여행을 다니면서 세계의 원시악기를 막 찾아다니던 적이 있다. 분교음악회가 이 때랑 맞물리는 것 같다. 순수한-원시의-세계의 소리를 아이들에게 알려주고 싶다라는 단순한 생각에서 시작하게 된 분교음악회. 예민을 알지도 못하는 시골 학교 선생들한테 부끄러워하며 분교음악회를 이야기 하던 예민의 팬이었던 매니져, 미안해서 그런 상황을 모르는 척 하는 예민의 모습은 아마 예민 음악과 함께 예민 음악의 이미지로 남은 것 같다. 그래서 그런가, 예민은 늙지도 않아. 얼굴도 그렇고, 목소리도 그렇고, 노래도 그렇고.


때로는 아이 한명 앞에 두고 하는 분교음악회.
노래와 음악을 들려주려니 애들이 너무 지루해해서 음악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다. 이 악기는 어느 나라 것이고, 이렇게 연주하는 거라고 이야기하고 노는 음악회다. 부르면 어디든지 가고, 갈 곳이 없으면 찾아서도 간다. 한국에서 뿐만 아니라 동남아시아 지역에서도 한다는 이야기를 어디선가 들은 것 같다. 물론 돈은 전혀 받지 않는다.

솔직히 말해서, 진짜 멋있지 않냐.
난 예민의 음악도 좋지만, 이 사람 자체가 너무 멋있어서 좋다. 이렇게 사는 사람이 없어. 이런거 저런거 소문내고 하는 것도 아니고.
계속 돈도 없이 무슨 기력으로 그렇게 사는지 모르겠다.

결론, 즈도 분교음악회든 뭐든 예민 음악회 가고 싶어여~
나듀 불러줘요, 형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