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에 집구석에서 계속 드라마 보고 잠깐 일하고 계속 테레비 보고 잠깐 일하고 반복했음.
1. 일본 드라마.
평소 일본 드라마 잘 안 봄. 괴상하게 모두들 착함. 차라리 모두가 성격이 좀 괴상할 정도로 나쁘면 재밌게 볼텐데--;;
그리고 마지막에 졸업식 연출. 모두 박수를 쳐주면서 '잘했어요', '노력하는 모습 보기 좋아요'하는 걸 보면 어질어질 해서.
게다가 취향이 이상한지 어쩐지 일본 드라마랑 일본 소설의 대부분은 멈추면 거기서 멈춘대로 아예 안봐서 한방에 끝까지 봐야 한다. 그래서 한방에 봤다.
-아빠와의 7일간
아빠 짜증난다. 아빠 몸에 들어간 딸년을 회사 일을 잘하는데, 아빠는 학교 공부도 못해. 한두번 에피소드로 끝나면 재밌을 텐데 도통 딸 구하는 거 빼고는 뭔가 하고자 하지를 않아. 제작진에 아저씨가 없었나. 코메디라도 저렇게 깔아뭉갤 이유는 없었던 것 같은데...
딸 영혼이 들어간 아빠를 연기하는 배우님. 대단하심. 징그럽고 귀엽고 그랬다. 허헐.
-장미없는 꽃집
이야기는 좀 허무함. 알고보면 이랬어요~ 하는 것에 대한 반응은 '헐~'일 뿐이고. 캐릭터도 좀 허무하다. 복수의 칼날을 가는 원장이나, 되도 않게 협박당하는데 그러고도 설정은 차가운 성격을 가진 간호사 언니나, 남자 주인공의 인생 역경조차 허무해.
아는 사람이 스마프 짱팬인데, 만날 나에게 '탁구는 섹시해'라고 주입을 시켰으나 나는 한다는 말이 '신고가 젤 나은 것 같은데'. 그냥 성격이나 그런게 무난하면서도 웃길 것 같아서. 이 드라마를 한참 보다가 어디서 많이 본 얼굴인 것 같긴 한데 누긔? 했었다. 한참 지난 다음에 생각났네. 아니지. 이 얼굴을 기억하고 있는 나는 승리자. 그나저나 그러고 어찌 산대유. 그러니 만날 다크가 내려와 있지. 게다가 시각장애인이 힐 신고 다니는데, 그걸 보고 그냥 넘기는 당신은 아무생각 없기까지. 하긴 한쿡 드라마에선 혼자 사는 시각장애인 방에 사진을 주렁주렁 장식했는데, 그냥 사진만 건게 아니라 다 액자에 넣어서 걸어놨어. 그 액자에 걸리는 먼지 청소는 누가해준대? ㅋㅋㅋ
-일본인이 모르는 일본어
확실히 일본 스토리텔링을 보면 여자 역활이 좀 이상하다. 캐릭터 자체가 이상해. 괴악하다고 해야하나. 겉으로는 이쁜데.
그나마 덜하다고 느끼는 게 이 드라마에 나오는 여주같은 캐릭터랑 아다치 미츠루 만화에 나오는 여자 캐릭터.
이건 그냥, 일상생활에서 언어 표현...이라는 의미에서 보고 있다. (음? 뭔소리?)
그래도 세개 중에선 제일 재밌는 것 같다. 일단 기본 설정이 흥미가 땡겨서.
2. 사이사이 하는 고민.
영화 세븐 디비디가 나오면 당장 사주마!!! 라고 외쳤는데...
막상 나오니, 블루레이를 사야하나 디비디를 사야하나 고민하고 있다-_-
심지어 나는 블루레이 머신도 없다. 근데 왜 고민해? 그런데도 고민되는 빠심. 이 빠심. 아으, 빠심.
세븐은 비만 오면 보고 싶어진다. 그 우중충한 분위기. 연출 됴아요.
나는 이렇게 비가 무자비하게 올 때마다 왠지 웃음이 피식피식 나온다.
다 씨멘트로 때려 막아서 하수를 못해 역류를 하는 대도시나 그 안에서 우왕좌왕하는 인간들이 웃긴다. 물론 나도 그 안에서 살지만.
세븐을 좋아하는 이유는 워낙 짜임새가 좋기도 하지만, 그 우중충한 분위기, 더러운 기분의 이야기 = 대도시라는 기본전제가 맘에 들어서 일거다. 내가 한없이 투명에 가까운 블루를 마지막 몇장 보려고 그 재미없는 걸 다 봤다니까. 진짜 취향 아니었는데.
3. 별순검. 좋다.
케이블 드라마의 좋은 미래를 보여주는 것 같다. 이런 작품이 많아져야 하는데.
언젠가부터는 같은 배우에 좀 더 통일 된 시리즈로 나올 수도 있겠지. 꼭 그런 시리즈로 만들필요는 없지만 ㅋ
2005년에 마봉춘 예능국에서 시작했을 때, 피디가 여기저기 구걸하면서(옷이랑 세트까지) 힘들게 만들었건만 7회만에 폐지해서 사람 열받게 했었지. 돈도 없고 시간도 없는데 예능에서 드라마를 만들려니 좀 힘들었겠나. 1시즌은 재미는 있는데 정말 소소한 디테일에서 실수가 좀 있었다. 어쨌든 지금 하고 있는 별순검은 지상파 드라마에 비해도 아주 괜찮은 편이다. 드라마에서 슈퍼스타 배우님 인건비를 빼면 다른데 신경을 많이 쓸 수 있다는 걸 이런데서 확인할 수 있지. 우하하하하하하하하=_=
시대적 배경도 마음에 든다. 시대극 됴아.
캐릭터는 패턴화 되어 있는 편이다. 별순검 경무관, 순검은 여자 하나 남자 둘-둘 중 하나는 좀 촐랑대는 스따일, 검시 및 자료담당에 있는 사람 두명. 대략 메인 4명에, 서브 2-3명 정도. 아무래도 원조이다 보니 공중파 마봉춘에서 한 멤버가 제일 좋고, 다 좋고. 지금 2010년판 3시즌 순검청 사람들도 다 좋다. 3시즌 와서 눈에 띄게 스토리텔링이 좋아져서 그런 걸지도. 아니 그 전에도 좋았는데, 확실히 서사가 좋아진 것 같단 말이지. 아, 연출도 더 좋아진 것 같고. 어쨌든.
일단 CSI랑 똑같은 건 순검도 중요하지만, 역시 경무관이 멋있어야 된다능. 1시즌 경무관은 좋았는데, 2시즌은 너무 어두워~ 어두워어~
별순검 자체가 안그래도 전반적으로 이야기가 무거운데, 2시즌 경무관은 아예 땅을 파고 자기가 드러누울 것 같아서-_-;; 초반에 보다 말았다. 그리고 1시즌엔 다모로 나오는 애 빼고는 전반적으로 분위기가 어둡진 않았단 말이지.
누군가 뻑적지근하게 리뷰도 쓰고, 서평도 쓰면 좋겠구먼. 난 스릴러나 미스터리는 잘 몰라서 못 써서 안되고. 킁.
4. 장키.
장키 보면서 제일 짜증나는 거는 이상하게 굵직굵직한 연출이나 스토리 라인이나 캐릭터가 아니라 짜잘한 설정이다.
힘들다고 힘들다고 다리 풀려 주저 앉는데 땀은 하나도 안 나, 그렇게 미친듯이 운동하는데 머리카락 하나 흐트러지지 않아. 테니스는 한번 쳐보지도 않은 게 옷은 협찬 빵빵하게 받아서 옷만은 테니스 선수. '그냥 추리닝 입고 해, 이년아'라는 말이 목구멍까지 올라온다. 게다가 장점이라고는 끈질긴 건데, 백승조 좋아하는 거 이외에는 끈질김 없음. 운동도 하다 말아, 공부도 하다 말아, 음식따위는 할 생각도 없지. 근데 왜 자꾸 씬을 넣는 거야? 한회 안에서 백승조 포기 선언하고 죽상을 쓰고 가족까지 신경쓰이게 하더니 10분 후에, 극중에서 날이 바뀌면 또 쫄레쫄레 따라다녀. 기본 설정이라고는 먹고 죽을래도 없는 드라마라 짜증이 난다.
해외로케, 협찬에 쓸 신경 있음 기획할 때 말이 되는 설정이나 집어 넣어라. 이거뚜라. 도대체 뭘 위해서 협찬을 받아오는 거냐. 외쿡(특히 영국. 일본) 드라마가 이런 건 좋다. 그쪽도 만만치 않게 협찬하고 돈에 환장하데 적어도 겉으로 보기엔 무리 안하잖아. 거긴 스토리라인도 좋잖아. 크앙. 아...영쿡은 BBC라면 다르려나.
5. 밤만 되면 배가 고프네=_=
우리 집은 명절에도 아무것도 안하니 얻어 온 음식만 먹는데 만두 못 먹은 건 처음인듯.
공교롭게도(?!) 내가 올해 추석 인사조로 '만두 많이 드세요~'라는 말을 몇번 했는데, 사람들이 '잉? 우리는 만두 안 먹는데?'하는거라.
'만두는 설에 먹는 거잖여'하는 반응이 반, '나 출신 지역은 만두가 명절음식이 아녀'하는 반응 반.
어찌 그런 일이이이이이이. 만두처럼 맛있는 음식이 어디 있다고오오오오오.
만두는 너무 맛있쪄요.
6. 나는 딕테이숑 한글로 받아 적는다. 그리고 해석한다. 아님 듣고 바로 해석하던가. 스펠링에 약해서 받아쓰기 자체가 불가능.
내가 영어 뒷통수로 배워서 그런걸 알면서도 나 딕테이숑 하는 걸 보고 친구가 웃는다.
별일없이 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