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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일없이 산다

답답한 게 있지

독일어를 배우고 있다.
이런 걸 배우러 가면 평소에 만나던 사람들과는 다른 사람을 만난다.
요는 내가 골라서 만나는 사람들이 아닌 나의 의지와 상관없이 만나는 사람들과 나의 의지와 상관없이 정해지는 테마로 이야기를 해야한다. 혹은 들어야 한다. 나는 이런 걸 고문이라고 부르지.
그제 동성애에 대한 이야기를 하자고 했을 때부터 나는 감이 좋지 않았어. 나처럼 인간들을 대량으로 많이 만나다보면 굳이 말안해도 그 사람의 성향을 대충 알 수 있게 되는데, 얘네들이 말하고자 하는 동성애는 가쉽 이상의 것이 아니었다. 선생도 뭐, 독일어를 잘할지는 몰라도 이런 걸로 토론을 할 정도의 소양이 없는 사람이었고.
그 중에서도 독어 회화가 제일 딸렸던 나는 본래는 입닥치고 듣고 있을 생각었다만...결국 한국말로 참 많이 참아가며 친절하게 설명해줬다. 그래도 '000가 징그럽고, 소름이 끼치고 어쩌고 저쩌고' 도저히 듣고 있을 수가 없어서, '그건 000가 이상한게 아니라 그냥 니가 그 사람을 싫어하는 거야'라고 말은 했으나 알아 들어먹었을지는 모르겠다. 사실 못 알아들은 것 같아=_=  표정보면 알잖아.
어쩜 그렇게 이쁘게 생긴 애가 아무렇지도 않게 '어떻게 미션 대학교가 동성애 동아리를 허용하는지 이해할 수가 없어요'라고 하는지 모르겠다. 넌 성경에 노예제도 찬성하는 건 어떻게 생각하니. 죄없는 자 돌던지지 말라고 가르치는데, 너야말로 돌 좀 맞아보고 싶냐.

나는 진짜 내가 서른이나 처먹었으면 이런 인간들 안 만나고 살아도 되는 줄 알았거든.
그렇지. 내가 얼마나 많은 노력을 해서 내 주변에 저런 인간들이 없게끔 인간관계를 형성해왔는지...
대학원을 한학기만 다니다 때려친 이유도 대학원이나 다닌다는 새끼들이 '여자교수가 담배를 피운다'며 까대고, 지덜이 맘에 안 드는 선생 뒷다마까고, 그 선생 따르는 애들도 까고 다니고. 그렇게 성격만 나쁜게 아니라 무식하기까지 해서  '왜 여성영화제는 있는데 남성영화제는 없을까요?'하는 소리를 줄창 해대고 있기 때문이었어. 이 학교 애들이 얼마나 무식했는지, 정치사회적으로 조금 지식이 있는 나를 교수가 아주 신기하게 보더라니까=_= '조선인민민주주의공화국'의 이름을 모르는 게 더 이상하지 않냐. USA 풀네임은 알면서 바로 위에 있는 분단 된 자기나라 이름을 모른다는 게 말이됨?
나는 정말. 정말. 농담이 아니라 그런 인간들이 주변에 있는 것조차 싫다.
내가 무식하고 성격 나쁜 것도 넌더리가 나는데 그런 것들이 있으면 ... 나는 성격이 더 나빠져요.

그래서 똑똑한 거 아니면 차라리 바보가 좋다는 거야.
바보는 편견이 없으니까.


그 외.
...웹진 거의 다 만들었다.
진짜 오래 걸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