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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일없이 산다

우히히.

일을 미루면 돌아오지요.
이번주는 밀린 일처리를 급급하게 하다 결국 망하는 걸 반복하고 있다. 

어제 가져나갔던 우산...강도 맞았다고 해야하나 눈 앞에서 날치기를 당했다고 해야하나.
사람도 많고 들고 있기가 힘들어서 문옆에 기대놨는데 어떤 사람이 나가면서 너무 자연스럽게 들고 가시네.
나도 모르게 '어!'했는데 뒤도 안 돌아보고 진짜 열심히 귀가. 당당한 그대의 뒷태. 멋져.
근데 그 우산 좀 고장났는데-ㅠ-  우산...집에 없는데 하나 사야겠네. 쩝.

그린존에서 아무리 봐도 그린은 그냥 '사람, 그리고 미군'이었는데 무슨 정의감 휘날리는 사람으로 본 사람이 많다. 나는 보면서 그래봐야 미군이로군-하는 생각 많이 했거덩. 그래도 마지막에서 군인(액숑영화쥔공)답지 않은 방법을 써서 맘에 들었고. 
덧붙이자면 난 이성적인 군인이라던가 똑똑한 군인같은 건 존재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무기 들고 있는 새끼가 제 정신인 놈이 있을리가 없지. 권력과 돈에 대한 혐오도 크지만, 살인무기 든 인간에 대한 건 솔직히 재론의 가치가 없다. 인간은 다 등신인데 등신한테 무기 주면 벌어지는 일이야 뻔하지. 광주에 갔던 애들은 술처 먹고 무기든 등신이고, 블러디 썬데이 보면 겁먹은 등신이 나오지. 이라크에서 전쟁포로를 고문한 애들도 그냥 너무나 평범한 등신. 촛불 때는 방패 든 꼬꼬마등신. 용산에선 그냥 막 등신. 애고 어른이고 다 등신. 나도 등신.
결론 : 등신에겐 무기를 들려주지 맙시다. ㄳ  기왕이면 돈이랑 권력도 주지 말어...쓸데도 하나 없구먼. 왜 꼴값이인지 모르겠다.
...라는 말을 내가 하면, 뭐 또 한편으로 (특히 내 주변 사람들이) '이라크에서 고문을 멈춰야 한다고 했던 사람도 결국 내부인'이다라는 건데. 그에 대해 즈는 항상 거참 대단한 일을 대단히 빨리 하셨근녀...인간다우세여. 되게 자랑스럽겠다.

맹자가 측은지심이 없으면 인간이 아니다(非人也)라고 한다. 수업 중에 학생 하나가 낄낄대고 웃으니까 선생님이 뭐냐고 물으셨어. 학생 왈. '인간이 아니라고 할 것 까지 있었나 싶어서요.' 강경한 맹자의 말이 재밌었던 모냥. '사람에게 불쌍한 마음을 갖지 않으면 인간이 아니다'라니 솔직히 어떻게 보면 웃길 수도 있다. 특히 쿨한 게 좋다는 요즘 세상에서야 말할 필요가 없지. 그래서 선생님 왈.
'46명이 바닷 속에서 실종됐는데 이 사건이 경제에 끼칠 영향을 걱정하고 있으면 인간이야, 아니야'
내가 이 답을 아는데, 애초에 인간이란 게 우리가 생각하는 인간이 아닐 뿐더러 그나마 유학에서 말하듯이 죽도록 가르치고 공부시켜야 좀 상태가 나아지는데, 지금 세상에선 공부 안 시키잖아. 공부할 생각도 안하고.

내가 지금 어쩔 수 없이 유학 공부를 하지만 나는 노장이 좋다. 장자가 좋아.
유학에서는 기본적으로 국가를 인정하고 들어간다. 필요악이라도 이건 필요하다. 인간에겐 규제가 필요하고 교육이 필요하다. 최대한 알아먹기 쉽게 가족을 이용해서 국가 체계를 만들려고도 한다. 네 가족을 생각하듯이 마을 사람들을 생각하고 나라를 생각하라는 식. 이건 권세가 권력가일 수록 더 강하게 요구 된다. (재밌는 건 미디어가 없어서 그런지 과거에는 사실상 애국같은 개념이 거의 없었다는 것.) 
장자는, 국가 뷁. (인간이 만든) 규제도 뷁. 인간은 그냥 시골 구석에서 농사 지으면서 자기 수양이나 하면서 살아야 어떻게 겨우 성인이 될까말까 함. 누가 노장을 끌어들여서 경제 자유에 써먹었나본데, 내 앞에서 그런 걸 봤다는 놈한테 나도 모르게 면박을 줘버렸다. 눈이 있음 뭐하니. 쓸데없는 것만 보고 다니는데. 장자는 국가와 시장 자체를 거부한다고 등신아!!! 자급자족하면서 책 읽으며 도 닦는 한량이 무슨 자유경제야, 이 갑갑한 새끼야. 그딴 거 보지말고 원전을 읽으라고. 번역이나 안 되어 있으면 말을 안해. 

어째 뭔 말을 해도 비판적이 된다. 긍정적+범생이인 친구는 나랑 이야기 하면 힘들어한다. 그 친구의 세계에선 인간은 뭔가 목적이 있고, 의미가 있는 삶을 살며, 지구상의 다른 동물에 비해 현명하고, 어쨌든 역사는 진보한다고 믿는데 내가 너무 쉽게 '아니거덩'해버리니까...인간은 칭찬을 해줘야 한다던데=_=  <-심리학을 보니 칭찬을 해줬을 때의 교육효과가 훨씬 더 좋다고 한다. 흠...정약용은 아들에게 만날 '너 왜 공부 안하니, 제발 술 그만 먹고 공부 좀 하렴'이라는 편지만 보내서 애가 교육효과가 떨여졌던 걸까...하는 생각이 문득 드는 밤.

yes24있는 웹진인 채널예스에 진중권의 연재가 시작했다.
댓글이 무지하게 달렸다. 딴지 말마따나 아이돌인가. ㅋㅋ
근데 같은 웹진에 최성일의 기획리뷰도 정말 좋거덩? 장수연재하고 있고. 덧글 절대 없음.
내가 쓴 글에도 댓글이 달리거나 말거나 신경을 안 쓰지만, yes24를 보니 재밌는 현상이라고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