멍하니 있다가 울다가 웃다가 그런다.
약간 업되어 있는 것 같기도 하고, 너무 다운 되어 있는 것 같기도 하고.
갑자기 끓어오르는 화와 증오심을 분출할데가 없어서 머리도 아프고 몸도 아프다.
1. 사회적 죽음.
많은 자살은 사회적 죽음의 성격을 띄지만, 이번처럼 사회에서 매장한 죽음은 처음 본다.
무엇때문에, 특별히 전 대통령이라서 더 슬퍼해야 하는 거냐,라고 묻는 인간들은 사회적 죽음하고 개인의 죽음을 구별 못하는 좀 모자라는 인간들이다. 근처에 있으면 떡볶기 먹을 때 이외엔 가까이 하지 말 것. 무식도 옮는다. (갠적으론 떡볶기를 전혀 안 먹기 때문에 이런 인간들이랑 상종할 일도 없다. 다행이지 뭐냐.)
2. 이성적이라고? 진짜 쌈 싸먹는 소리하고 있다. 제발 분위기 파악 좀 하고, 때와 장소도 좀 구별해라.
이성을 차리겠답시고 아직도 고인을 까고 있는 것들(특히 진보진영). 너희들의 무식함은 한줄기 한기를 몰고와. 구제할 수 없는 쏘쿨 종족들이여. 애초에 그를 '말이 통하는 진정한 보수' 혹은 '이해할 수 있는 건전한 보수'라고 포지셔닝 할 수도 있었다. 좆중동이 그렇게 미친듯이 까댈 때, 우리도 쟤 편 아니야 하면서 같이 미친듯이 깔게 아니라 그를 진정한 보수로 인정하고 받아 들일 수도 있었다. 저들이 깔 때 똑같이 굴지 말고, 다른 식으로 할 수도 있었다는 거다. 지들만 잘난 놈들이 마케팅이나 홍보 포인트도 못잡고 열심히 삽질하고 있는 걸 보면 실소도 안 나온다. 가방끈은 좀 길어? 푸훗. 난 공고 나온 여자라 좀 (비)웃을께.
나도 그가 (그가 생각하는대로) 진보라고 생각하진 않았지만, 그가 살았던 세상에선 그는 평생을 좌빨이라고 불리던 진보였다. 허구헌날 박터지게 싸우고 뭉치지 못하니까 저런 허접쓰레기 같은 것들한테 당하게 되는 거고, 그렇게 그가 죽었다. 근데 이 상황에 아직도, 니들 입맛에 안 맞는 진보적 경제 정책을 안 폈다고 '이성적'으로 까대야 겠냐. 제발 정신 좀 차려라. 그 이성도 좀 똑똑한 놈들이 차리고 다녀야지. 무식한 것들이 그러면 답도 없다.
그렇게 미친듯이 까대던 사람 중에 하나가 '행복하길 바랐다'고 하니까 어처구니가 그냥 없더군. 우석훈은 88만원세대에서 '노무현은 이거는 박정희보다 못했고, 저거는 전두환이보다도 못했고, 고거는 노태우보다, 요거는 김영삼보다 못했다'면서 참 '이성적'으로 까댔다. 내 살다 살다 저런 식으로 사람 까는 건, 언행이 충분히 교양있지 못해서 혹은 고졸이라 대통령감이 아니라고 하는 것만큼 어이없는 거였다. 그러니 88만원세대를 조선일보에서 그렇게 열심히 밀어줬지=_= 참 대단들 하쇼. 글 참 쓰기 쉽죠잉.
3. 얼마전에 학교꾸미기 어쩌고 하는 세미나 겸 워크숍에 참가했었다. 아이들이 비인간적이고 학대받지 않는 환경에서 즐겁게 공부하길 원한다며 온 사람들. '서울에 살면서 서울교육감선거 때 투표한 사람?' '........'
이런 기분이다. 딱 이런 기분이야. 한국에 사는 것은 이런 기분이야. 등신들과 허벌나게 삽질 하는 기분. 백날천날 서태지의 교실 이데아를 들으며 피터지게 공부했겠지. 서태지랑 똑같군. 노래는 만들고 듣는데, 행동이나 그 외의 사회적 발언은 절대 안하는 거. 딱 시티홀 정도의 비판. 딱 그 수준의 감성. 딱 그 수준의 행동력. 취미활동을 못 따라가는 삶의 방식.
4. 난 좌빨 아냐, 난 노빠 아냐. 도대체 무슨 말을 하거나 의견을 낼 때 저런 식으로 말을 해야 알아 처먹는 사회라는 거 자체가 글러먹었다는 거다. 예전엔 이런 시리즈가 있었지. 성폭행-성추행에 대한 이야기가 나올 때 동조하는 여자들을 볼 때 남자들이 많이 하던 말. '너네 가족이 당했냐?' 라거나 '네가 당했냐?' 그렇게 말하는 니들은 '니들이 했냐?' '니네 가족이 폭행했어?'라고 말할 수 밖에 없는. 이런 대화가 실재 했었다. 진짜 이런 대화를 했었단 말이야. 그나마 대부분의 여자들은 저런 대거리도 못하고 입을 다물어야 했지. 내 주변에 이런 인간들을 다 물리쳐서 그렇지 어딘가에선 아직도 이딴 소릴 하는 사람이 있겠지.
시궁창 싸움에 말리기 시작하면 나도 시궁창에서 굴러야 한다. 단순한 어법에 말리기 시작하면 사고도 단순화 되고, 편견은 심해진다. 이젠 저딴식의 어법은 안 쓰기로 했다. 개인적으로는 멍청이를 염두해서 말을 하지도 않을 것이고, 더이상 그들을 생각하지도 않을 것이다. 너희는 이제 존재하지 않는 것이다.
평소에도 설명이 부족하다는 말을 듣지만, 나는 시궁창 싫고 멍청이 되기 싫다. 등신처럼 살기도 싫다. 무식한 것들과 멍청한 것들에게 일일이 설명하면서 살고 싶지도 않다. 설명하면 알아듣기나 하나.
4. 일말의 기대를 갖게 하는 사람들.
이제 그만 숨어있지 말고 나오세요라고 말도 못할 처지가 됐다. 그들은 누가 보호해 주나.
그래도 꼭꼭 숨어있으라고 말할 처지도 아닌 거지. 우울하다.
5. 이런 나라에서 산다는 것이 서럽다. 내가 있는 곳이 부끄럽고, 내가 부끄럽다.
서럽고 부끄러워.
결국 일기장 되는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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