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별일없이 산다

별일 없이 산다 85

내가 요즘 사극을 못 보는 이유...

1. 내가 조선사를 (조금) 알아버렸다. 

2. 사극은 정치를 다루는데 정치에 대해 나오질 않는다. 

제일 큰 이유는 2번이다. 사실 1번이 2번에 속한다고 볼 수 있지. 조선사라고 해봐야 정치사니까. 


육룡이가 재밌다고 해서 첫회를 봤지. 조선 초기사는 잘 모르니까 룰루. 근데 10분인가 15분만에 또 개짜증을 낼만한 장면이 뙇!

내가 짜증난 장면은 ; 완전 장사 잘 되는 시장, 그 옆에 쌓인 시체. 

이런 장면은 사극만이 아니라 현대극에 나와도 문제임. 현재를 예로 들어도 우리나라에서 경기 안 좋아진다면 어디가 제일 경직되더냐. 서민경제의 지표는 시장아니더냐. 마트도 백화점도 마찬가지다. 서민경제가 망가진다고 백화점만 잘 되고 시장하고 마트만 망하는 게 아니라고. 어차피 완죤 부자들은 한국백화점에서 쇼핑 잘 안해. 그리고 부자가 와서 왕창 쓰는 것도 중요하지만 서민이 신나게 물건을 사제껴야 경기가 좋아진다고. 근데 경제 지표인 시장은 활기 쩌는데, 그 옆에 시체 떼. 그것도 죽은 지 얼마된 것도 아니고 죽은지 오래되서 썩고 있어 ㄷㄷ 전염병은? 냄새는? 하다못해 장사가 잘 되면 시장관리하는 사람이 (관리가 아니더라도 상인이) 치울 거 아니냐고-_- 그리고 거지도 대도시에나 생기는 거거덩. 근데 조선 말도 아니고 고려 말에 거지 떼 쩔... 아무리 가난해도 소도시는 홈리스 없다. 빈집이 많으면 몰라. 오랜만에 orz를 그려본다.

머리로는 뭔가 일반백성과 부패한 관리의 대비를 보여주고 싶었다는 걸 아는데... 좀 말이 되게 보여주라고. 하긴 그걸 그대로 받아들이는 시청자가 있으니 저런 문법이 통용되는 건 당연하겠지=ㅠ= 


그래서 뭐했냐면 우결을 봤음. 

우결의 제일 좋은 점이 뭐냐면, 연애 감정을 하나하나 디테일하게 무지막지하게 파고드는 거다. 저렇게 쓸데없는 짓에 저렇게 많은 생각과 감정이 뒤섞여 있고 그걸 또 말로 할 수 있어! 대단해! 다 비슷한 짓을 하고 다 비슷한 생각을 말하고 다 비슷한 감정을 말하는 데 뭔가 미묘하게 달라! 신기해! 그리고 같은 레파토리로 몇년이나 하고 있어! 대단하다고!!!! 난 확실히 뭔가를 후벼파는 걸 좋아함. 오타쿠의 마인드로 아주 바닥까지 닥닥 긁어주겠다 이런 느낌을 좋아한다. 물론 기왕이면 관계의 다른 (감정, 못생긴) 부분까지 다 노출시키면 더 좋아했겠지... 근데 애초에 이게 설정인지 아닌지에 대해서 왜들 그렇게 말이 많은 거야. 이 프로그램의 포인트는 그게 아니잖아=ㅠ=? 

진짜 연애는 현실에서 직접 하는 게 좋은 거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