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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일없이 산다

별일 없이 산다 78

언젠가부터 나는 내가 원해서 내가 해야하는 것과, 내가 실제로 사는 사회와는 그다지 잘 들어맞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됐다. 하긴 그 이전에 내가 생각하는 거랑 내가 행동하는 것에도 차이가 있다는 것도 알게 됐지. 


나는 뉴질랜드에 가서가 아니라 다시 한국에 돌아왔을 때 컬쳐쇼크를 받았다. '흐악, 내가 살았던 나라가 이런 나라였군!' 이런 느낌. 그 전에는 내가 사는 나라에 무슨 대단히 큰 관심이 있었다고 말하기도 힘들다. 나는 그냥 여기 있는 게 너무 답답해서 여길 떠나고 싶은 마음 뿐이었지. 그래서 딱히 뉴질랜드를 찍은 것도 아니고 그냥 나한테 비자를 주는 나라에 갔고, 일년 씐나게 살다가 한국에 돌아와보니 이게 무슨 일이여, 사는 데 뭐든 게 불편한 것이다. 정확히 말하자면 그 전에 내가 한국에서 사는 게 '왜' 답답한 건지 하나하나 일일이 빠짐없이 알게 된 거지만...


뭐 그 뒤로도 내 생각이 바뀌는 일이 두어번 더 있었는데, 결국 내 생각이 바뀌 게 되는 결정적인 이유는 내 머릿 속에 있는 것과 내 몸이 실제로 거주하는 곳에 뭔가 굉장한 거리가 있다는 깨달음이 있다는 것 같다는 거지. 여기서 선택할 수 있는 두어 가지 길이 있는데, 머릿 속에 있는 걸 현실에 맞추는 것이다. 보통 사는대로 생각하는 사람이라고 하고 행복한 등신이라고 불린다. 내가 이렇게 부르지만 아이러니 한 것은 실제로 이런 인간이 진짜로 행복하진 않은 것 같다는 것이다. 두번째는 몸과 사회를 머릿 속에 있는 쪽으로 끼워넣는 것이다. 즉 생각하는 대로 산다. 이런 사람들이 보통 우울한 찌질이 혹은 우울한 영웅이 된다. 보통 사람들은 대충 이 두개를 자기 편할 대로 섞어서 산다. 좀 더 행복한 등신이냐 우울한 찌질이냐하는 차이가 있을 뿐. 다행인지 어쩐지 영웅은 보통 우울한 찌질이 쪽에서 나온다. 물론 이 인간들은 우울하지도 않고 찌질하지도 않더군;;; 부럽...

자칭 진보라는 작자가 자기 여친을 때리고 하는 변명이 가부장에 목메는 알콜중독 극우파가 하는 소리와 같다면, 이 사람은 그냥 자기 머릿속에 있는 것과 자기 몸에 밴 버릇과 자기가 사는 사회를 잘 끼워맞추지 못해서 그런 거다. 우울하고 찌질한 등신이 된거지. 나는 이런 사람들에 대해 특별히 혐오감을 갖고 있진 않다. 내가 길바닥에 나가서 지나가는 아저씨 엉덩이를 차면 80%는 그런 아저씨들일 거거든. (아저씨만이 아니라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렇다.) 그렇다고 그런 인간이 100% 나쁜 놈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사람들은 완젼 나쁜 놈과 완젼 착한 놈이 있다고 믿고 싶은 모양이지만, 인간이 특별히 우울하고 찌질하고 등신같아지고 싶어서 그러고 사는 게 아니거든. 그냥 어떤 찌질이나 혹은 등신이 100% 나쁜 짓을 한 거다. 그리고 행복한 등신짓(자기합리화)을 하는 거지. 문제는 그 짓을 해도 행복해지지 않는다는 거겠지만. 뭐 행복해지는 부분은 어쩌다 100% 착한 짓을 함으로서 상쇄될 수도 있다. 그러나 당연히 삶은 거지같아서 100% 착한 짓은 100% 나쁜 짓처럼 쉽게 되지 않는다. 


참고로 나는 내가 생각하는 것을 위해 하는 짓은 내 생활반경으로 확 줄였다. 다른 사람에게 같이 하자고도 안하고, 요구하지도 않는다. 사실 내가 옳다고 생각하는 걸 하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당장 망해버렸으면 하는 바람도 있다. 핵발전을 싫어하지만 그걸 이용하는 삶을 살고 가능한 전기 사용을 줄이려고 하지만 한계는 있지. 난 진심으로 한국 정부가 막나가서 고리가 위험하든 안하든 마구 가동하고, 인간이 전기를 마구 써대서 터져버렸으면 좋겠거든. 그래서 다 뒤져버렸으면 좋겠다. 그리고 그 일로 내가 죽어도 난 전혀 억울하지 않을거야. 왜냐면 나는 내가 도시에 살면서 내가 싫어하는 핵발전으로 만든 전기를 쓰고 살거든. 억울할 게 있다면 인간이 아니라 그것 때문에 실제로 지금도 지속적으로 피해를 보고 있는 자연계겠지. (우울의 제왕은 나님이다. 이 등신들아. 덤비지마.) 근데 정작 위험할 것 같으면 가동을 멈추긴 하더라고 ㅋㅋㅋㅋ 

반면 내가 몸 담고 있는 사회에는 나는 꽤 낙천적이다. 새누리당 고정지지율이 35프로라면 그렇지 않은 사람들을 36프로로 만들면 된다. 48대 51 때문에 세상 망할 것처럼 징징대는 것도 질린다. 3퍼센트를 못 돌리겠어서 빌어먹을 한국 졸라 구제 불가능이라 차라리 망해버리라고 악담을 한다면 (니들은 그냥 등신짓을 하는 우울한 찌질이고) 그냥 징징대지 말고 행복한 등신이 되는 건 어떨까. 괜히 버티고 있는 우울한 찌질이들까지 끌어내지 말고. 그 우울한 찌질이 중에 영웅이 있을지도 모르니까. 


뭐가 고장났는지 글이 제대로 안 써진다. 일단 여기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