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덕오덕오덕한 포스트.
1. 윤태호 야후 10권, 내부자들 샀다. 나는 윤태호가 정말 정말 정말 좋아ㅠㅠㅠㅠ 이 작가 작품이 정말 좋다규ㅠㅠㅠ
야후는 윤태호 작품 중에서 제일 좋아하는 작품이다. 아니지. 나한테 없어서 그렇지 더 좋아하는 작품이 두개 있다. 하나는 잡지에 연재된 단편 만화인데 내가 그 잡지를 분실하면서 만화도 분실ㅠㅠㅠㅠㅠㅠㅠㅠㅠ 생각할 때마다 잃어버린 것 때문에 가슴을 치는 코믹 만화고, 다른 하나는 야후 연재 이전에 잡지에 연재했던 수구부 애들 나오는 개그 만화다. 이것도 잡지로 보다가 단행본을 못샀는데 여차하니 절판. 여튼 나는 윤태호의 신경질적이면서도 따뜻한 구석이 있는 개그 센스가 좋다. 그게 아니라면 야후나 내부자들 스타일이 좋아염.
야후는 연재할 때부터 학산문화사 버젼으로 차곡차곡 사 모았는데, 19, 20권 나왔을 때 내가 한국에 없어서 못 산 사이에 절판이 됐고, 어렵게 구해봤을 때 너무 충격을 받아서 기억에서 없애버렸었다=_=;;; <- 농담이 아니라 진짜 충격 받았었다.
그리고 새로운 버젼의 엔딩으로 출간했을 때도 어떻게 다시 그렸는지 궁금했지만 표지가 마음에 안 들어 안 사고 있었다. 나는 학산문화사판 표지가 진짜라고 생각한다. 야후의 세계에 석가 표지는 너무 예쁘지 않슴꽈? 그림도 분위기도 너무 예쁘다. 표지로 하기엔 내용과 괴리감이 좀 크다고 생각한다. 심지어 10권 표지는 김현의 옷자락을 신무학이 붙잡고 주저앉은 채로 눈 밭을 걸어가는 거. 아, 상큼해. 상큼한 브로맨스야. orz. 야후 10권은 그 전까지의 내용과는 다르게 급 신파로 흘러들어가는데 거기에 이런 상큼한 표지. 둘다 마음에 안 든다=_=
결론 ; 야후는 학산문화사판으로 17권까지가 정말 좋다. 아니 18권도 좋앙~
당신은 거기 있었다랑 이끼도 재밌게 봤고, 미생도 재밌게 보고 있다. 인천상륙작전은 나중에 몰아보려고 안 보고 있고.
미생은 정확히는 '편하게' 보고 있다. 가끔 연출하고 이야기 끌어나가는 걸 보면서 윤태호가 이젠 작두를 타나벼~ 이러면서 보고 있지. 정말 대단하심. 난 한국에서 노벨문학상이 나온다면 만화에서 나와야 한다고 생각하거덩. 그 중에 한명이 윤태호임. 몇몇 만화가는 서사가 굉장히 문학적이다. 윤태호는 만화적 서사하고 연출이 뛰어나서 읽지 않고 그림을 보기만 해도 좋다. (그러고보니 누군가 야후를 윤태호의 '초기작'이라면서 그림이 아직 안 여물었다고 하는데서 웃겨 죽는 줄. 아이고, 얘야-.ㅜ 평생 그림이라곤 그려보지 않은 놈들이 이런 말 하지.)
그리고 내부자들. 아, 저 좀 드러눕겠습니다. 이번 여름은 내부자들하고 해수의 아이만 끌어 안고 있어도 심심하지 않겠씨유. 좋아 죽겠네 진짜!!! 완결이 나오면 뭐라도 떠들겠음. 지금은 그냥 '내부자들. 좋다. 아, 정말 이 스타일 어쩔...-.ㅠ' 요 상태 ㅋㅋ
2. 영업
자기는 절대 오덕이 아니라고 주장하는 친구가 있다. 이 친구가 언젠가 자기는 영업을 잘 못한다는 말을 했는데, 얼마전에 영업에 한건 성공했다고 한다. 그러면서 '역시 컨텐츠가 중요해'하던데, 나도 컨텐츠는 중요하다고 생각하지만 영업에서는 컨테츠보다는 '어떻게' 컨텐츠를 팔 것인가에 더 집중해야 한다. 내가 영업을 하는 방식은 컨텐츠의 어느 부분을 즐길 것인가에 대해 말하는 편.
아이돌 팬의 영업이 망하는 대부분의 이유는 '우리 오빠가 이쁘고 잘생기고 다리길고 어쩌고 저쩌고' 하면서 끝이 없이 나가기 때문이다. 요즘 예쁘고 잘 빠지지 않은 아이돌이 어딨나, 다 노래도 잘하고 춤도 잘추지. 그냥 잘 생기고 춤 잘추고 노래를 잘한다는 걸로는 관심을 못 끈다. 무엇보다 대부분의 아이돌 팬은 처음엔 외모로 빠졌을지 모르지만 나중에는 캐릭터에 빠지잖아? 특유의 캐릭터를 밀어야 한다.
그래서 나름 영업을 해본다면, 지난 며칠간 드라마를 졸라 많이 봤어요. 과제 해야하는데 과제도 안하고 있져. 뭔가 짜증나는 일이 있는 모양인데, 뭔지 대충 예상은 가지만 여하튼 그 짜증나는 일을 처리하고 나니 지금은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고, 그냥 자빠져 있고 싶다. 그래서 드라마를 무더기로 봤징. 솔직히 이번엔 진짜 히키코모리의 정점을 찍었다. 잠도 이틀에 한번밖에 안자고 있음요!
지금 좀 재미를 붙인 건 Suits. 변호사 나오는 이야기고, 법률도 다루지만 법정 드라마라고 보긴 힘들다. 이 드라마에선 법정까지 안가고 협상으로 끝내는 것이 더 성공한 걸로 치니까. 애초에 제목이 뜻하는 바가 '소송'이라기 보다는 '정장'이란 뜻이다. 더 직접적으로 말하면 이건 '껍데기'에 관한 이야기다. 입는 옷, 학벌, 직업, 사는 집 등 사회적 지휘에 관한 이야기인 것이지. 배경도 the city, 뉴욕. 그래서 천재적인 기억력(picture memory; 기억을 사진으로 하는 것. 본 것을 사진으로 찍어서 저장하는 식이다. 확대도 가능하기 때문에 일단 찍어놓으면 다 기억하는 식이다. 실제로 이런식으로 기억하는 사람이 꽤 많다. 기억하는 방식일 뿐이라 이런식으로 기억한다고 다 기억력이 좋다는 건 아님)를 가진 베이비(마이크)가 나오지만, 그 천재적인 기억력을 법률에 사용하는 게 아니라, 현재의 상황-그러니까 껍데기를 유지하는데 더 많은 힘을 쏟는다. 베이비의 파파(하비)도, 파파의 마마(제니퍼)도 껍데기에 무척 신경을 쓴다. 모든 것이 결국 '어떻게 내가 '껍데기'를 유지하는가'로 돌아간다. 나의 명예, 나의 명성, 나의 체면, 나의 지위, 나의 힘. 뭐 다 이런 식인거지.
브로맨스를 그린 드라마라고도 할 수 있지만(남주 두명으로 굴러가는 드라마), 이 드라마는 어떤 관계도 브로맨스 스타일이라고나 할깝쇼. 겉만보면 베이비랑 파파의 브로맨스 같지만 조금만 더 보면 파파와 파파의 마마, 파파와 비서 등등 굉장히 많다. 오히려 후자쪽이 훨씬 끈끈 ㅋㅋ 기본적으로 브로맨스라기 보다는 파트너쉽으로 봐야 한다. 베이비랑 파파라고 쓰고 있지만 가족처럼 굴지도 않는다.
누군가 비슷한 작품으로 화이트 컬러를 꼽던데 그건 아니다. 남자 투탑 진행, 브로맨스, 뉴욕 배경인 거 빼고는 비슷한 게 없다. 이쪽은 파트너쉽이라기 보다는 좀 찐한 브로맨스인데, 파파와 베이비는 정말 가족 분위기를 내는데다가 때때로는 둘째 마누라같은 분위기를 낸다고=_= 파파의 부인이면 마마가 되어야 하는데, 베이비와 파파의 와이프의 관계를 꼭 본처와 첩처럼 그린다. 특히 파파가 '베이비 때문에' 위험에 처했을 때 마마의 태도가 정말 본처가 첩 대하 듯해서 구역질이 났음요. 가끔 피터가 닐을 첩(혹은 세컨드) 대하듯 하는 건 말할 것도 없음 ㄷㄷㄷ 뭐야 이 드라마 무서워. 브로맨스를 묘사하는데는 섹스만 빠지는 게 아니다. 관계도 그렇게 그려야 할 거 아니냐고. <-재밌게 보고 있지만 이부분이 좀 짜증스러웠음.
뉴욕 배경에 대해선, 두 드라마에서 뉴욕을 묘사하는 방법이 다르다. 슈츠에서는 세계 최고의 도시 뉴욕이지만, 화이트 칼라에서는 허세 쩌는 사기치기 좋은 정신없는 도시로 그려진다. 연출도 그렇고, 도시를 찍는 방식도 그렇고, 다루는 방식도 그렇다고. 이걸 단순히 그냥 둘다 뉴욕이 배경이눼~ 이러면 안됩니다.
대본은 상대적으로 슈츠가 더 잘 써졌다. 화이트 칼라는 지식을 뽑내는 식이고, 슈츠는 재치를 뽑낸다고나 할까요. 화이트 칼라는 사실상 닐 카프리 원맨쇼 형식(그 얼굴에 그 몸에 그 지식에, 농담도, 슬랩스틱도, 로맨스도 다 혼자 하심)이고 다른 캐릭터도 닐 카프리를 중심으로 배치해놓은 식이다. 닐 카프리의 상대역 피터. 피터와 닐의 관계를 브로맨스로 유지하기 위해 피터의 마누라가 있는 식. 그래서 피터와 피터의 마누라의 대화를 보면 했던 말이 계속 반복된다. 캐릭터가 매력이 있든 말든 마누라라는 존재 자체가 극에 필요한 것이기 때문에 그냥 고착된 캐릭터로 고정되서 나온다. <-참 재미없는 캐릭터=ㅠ= 왜 가끔 보면 드라마에 죽기 위해 존재하는 캐릭터 있잖나. 그런 캐릭터라는 거임.
슈츠의 경우엔 캐릭터 발란스도 잘 맞고 무엇보다 관계형성이 마음에 든다. 하비만 봐도, 하비-도나 파트너 쉽, 하비-마이크 멘토멘티 관계, 하비-루이스 경쟁자 관계, 하비-제시카 멘토멘티겸 파트너겸 마마 베이비겸 기타등등 드럼둥둥 <-로펌 사장인 제시카 완전 멋있음요=ㅁ= 그래서 도나를 제일 좋아하지만 관계로 치면 하비-레이첼을 좋아함. 관계 자체가 재밌음. 그 외에 마이크의 연애 관계라든가 회사 동료와의 관계, 마이크-루이스, 마이크-레이첼 등등. 갠적으로 마이크와 루이스 관계도 좋아한다. 루이스와 도나의 관계도. 루이스가 좀 징그럽긴 한데, 워낙 잘 만들어진 캐릭터고 연기를 잘하는데다가 루이스가 끼면 상황이 재밌어진다. 조연 캐릭터지만 화이트 칼라의 엘과는 캐릭터 구축이 전혀 상반된다고 보면 됨.
갱장히 좋아하는 씬. 각각의 캐릭터와 관계가 정말 잘 드러남. 좋아 >.<
뭐, 어쨌든 화이트 칼라도 재밌게 보고 있고, 나름의 뭔가 착한 이미지 좋당. 난 넘버스도 재밌게 봤지. 심심하다거나 낯 뜨겁다는 부분도 있지만, 그게 좋은 거다. 지랄 염병은 현실로 충분.
그래서 좀 심심하고 좀 낯 뜨겁고 착한 드라마도 보고 있져. 포스터스하고 뉴노말. 이건 나중에... 써야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