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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일없이 산다

별일 없이 산다 23

1. 다음에서 EBS 다큐멘터리를 볼 수 있다. 지난 한달간 신나게 봤지. 10분씩 나눠져 있지만 그거 뭐 불편하지 않았다. 근데... 근데=_= 오늘부터 갑자기 광고가 앞뒤로 들어가있다. 아놔, 다음이여, 꼭 이래야 했나여.  전체 프로그램에 앞뒤로 두개도 아니고 10분마다 광고를 두개씩 넣어버리면...

 

2. 경향신문에서 '공룡 EBS'라며 교육현실비판 기사를 썼더군.

논의 자체가 잘 못 됐다. 아시겠소? 교육문제는 학부모, 학생, 학교, 교사, 행정부, 정치인, 사회문제까지 골고루 다 엮여있는데 기껏 까는 대상이 멀쩡히 그것도 매우 굉장히 잘하고 있는 EBS임? 잘하고 있는 애한테 너가 너무 잘해서 문제야하고 두드려 패는 식인가여.

근데 저 기사에서 진짜 궁금한 게 교육이 일률화 되는 게 문제인 거야, 학교에서조차 EBS를 기준으로 공부한다는 게 문제야, 아니면 사교육시장까지도 EBS가 얼어붙게 만든다는 게 문제야? 게다가 수능이 거기서 많이 나오니 학생, 학부모가 EBS로 공부를 안하면 항의를 할 정도라는데 이게 그럼 정책만의 문제라는 건가?

<-페북에 누가 링크 걸어놓고 교육문제 운운하길레 빡쳐서 거기다 쓰려다 관뒀다=_= 왜냐고! 벽보고 떠들면 울화는 안터지거등!

 

3. 학원에서 보는 애들 얼굴이 죽상이다. 몇명 빼고 죄다 오만상이야.

듣자하니 나랑 만나는 그 학원(피아노, 태권도) 외에도 영어는 기본으로 모두 다 하는 것 같고, 그 외에도 국영수 관련, 피아노 하면 운동을 하나 배우고 (피아노랑 태권도를 같이 다니는 애들도 꽤 있다) 기타등등 과외활동이... 학교 끝나고 계속 학원을 뺑뱅이를 돈다.

내 단언하건데 이건 어른도 못 소화하는 스케쥴이다. 어른들이 회사에서 넉놓고 자빠져있는 시간이 나는 얼마나 되는지 알거덩. 애들은 넉을 못 빼고 있는다. 넉 빼고 있으면 각각의 학원 선생님한테 번갈아 가면서 혼나거덩=_= 그리고 내가 해봤더니 피아노든 태권도든 상당한 집중력이 필요한데 애들이 이걸 어떻게 버티냐고. 그러니 애들 표정이... 졸라 삭막해. 애들말로 개삭막해.

몇몇 어른은 애들 학원을 안 보내면 집에서 오락이나 한다고 하는데 오락이라도 하게 좀 시켜보시등가. 내 보기엔 미친놈 널뛰듯이 잘도 돌아다니드만. 집 양쪽에 도서관이 두갠데 (두개의 도서관 간의 거리가 10분) 가면 애새끼들은 없고 죄다 어른 뿐이다. (그 어른 중 대부분은 시험공부 중.) 애들은 학원 뺑뺑이 치느라 없어. 어린이 도서관이 따로 준비까지 되어 있는데 이 좋은 걸 왜 안 쓰냐. 이거저거 다 싫으면 일 없이 회사에서 넉놓고 있지 말고, 술 그만 처 마시고 그냥 일찍 퇴근해서 애들이랑 놀아주면 되겠네. 그러고 몇푼이나 더 번다고 진짜.

아, 이런 문제는 진짜 말할 수록 열 받는다. 웃긴 건 나는 애들도 싫어하고 앞으로 애를 낳을 일도 없다는 거지=_=

 

4. 애들이 신기한 건 그걸 또 시킨다고 다 해요. 물론 이것도 억압 된 인간으로 키우는 부모와 사회탓이지만.

 

5. 여성문화회관에서 서예랑 떡만들기랑 효소만들기 배우는데 주로 아줌마, 아저씨, 할매, 할배가 있다. 가만보면 기억력도 졸라 딸리고 말하면 들어먹지도 못해. 기억력이 졸라 딸리면 재깍재깍 받아적어야 하는데 그걸 또 안하데? 말은 왜 못 들어먹냐면 지가 떠드느라고 못 알아먹는다. ㅋㅋㅋㅋㅋㅋ 아놔 ㅋㅋㅋㅋㅋㅋㅋㅋ 진짜 농담이 아니라 너 자신을 알고 애 새끼들 좀 그만 잡아라. 내가 피아노 학원이랑 태권도장에서 미쳐 날뛰는 애새끼들한테 뭐라고 말을 못하겠다.

 

6. 보리 출판사에서 나오는 개똥이네 집을 봤다. 예전에 고래가 그랬어도 봤는데... 나는 이 두 잡지 다 좀 별로였다.

왜냐면 재미가 없다. 왜 재미가 없냐면 나름 올바르다고 생각하는 어른이 나름 애들에게 좋은 잡지를 보여주고자 '어른이 생각하는 좋은 아이들 잡지'를 만들고 있걸랑. 하품 난다. 그런 교육적인 건 너나 봐라.

어린이 책 중에 이런 오류를 범하는 책이 꽤 많다. 어떤 어린이 책을 보는데 '이렇게 편견을 갖고 있는 편이 많지만 사실은 이런 겁니다'라고 하는 문장이 한권에 열개 이상 들어가있더라고. 애들은 어른이 아니다. 아직 편견이랄 게 없는 애들한테 편견과 함께 다른 거 하나늘 주입시키는 셈인데 그러지 좀 말라고. 음? 쫌. 내가 어려운 거 말하는 거 아니잖아. 니들도 한번은 다 애새끼였잖아=_=?

또 하나는 그저 '말 잘 듣는' 착하고 올바른 어린이 혹은 청소년 상은 교과서만의 문제가 아니라 이런 잡지에서도 드러난다. 동양 혹은 한국문화라고 해도 이거 너무 심하다고 생각합니다요. 최규석의 울기엔 애매한, 앙꼬의 열아홉 같은 책이 애들한테 더 좋은 것 같다. 공감도 가고 이래라 저래라 하는 것도 없고, 얌전한 인간상을 권하지도 않지.

 

7. 사실 나도 어렸을 때 뭘 좋아했는지는 기억이 나는데 그걸 왜 좋아했는지는 기억이 잘 안 나긴 한다.

이를테면 장형윤 감독의 아빠가 필요해라는 작품을 보면 초딩 애들이 거의 기절을 하는데 (아주 웃겨 죽는다. 특히 몇몇 장면에서 아주 반응이 좋음.) 어른들은 대부분 '저 장면이 뭐가 그렇게까지 웃기냐' 이러거덩.

 

8. 피아노랑 태권도는 잘하고 있음. (잘하고 있댐 ㅋㅋ 그야 애들에 비해선 잘하지 ㅋㅋㅋ)

중학 과학-물리는 아주 신났다. 재밌어! 수학은 설명해주는 건 이해하는데 근본적으로 끊임없이 '왜?'라는 질문이 사라지지 않는다. 왜, 왜 그렇게 하는데, 왜 그거랑 그거를 갖다 붙이는 거냐고... orz 그래서 지금 설명하는 건 이해를 하는데 응용문제로 넘어가면 난 새하얘져. 수학 개념서 뭐 좋은 거 없나... 죄다 수학을 잘했던 인간이 쓴 거라 내가 볼만한 거 찾기가 힘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