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패턴은 정말이지 더할나위없이 규칙적이다. 어디에서 뭘하든 아무리 피곤해도 덕질은 한다. 솔직히 클래식 음악 덕질하려고 비엔나 3개월 베를린 10개월 산거 보면 정말- 나는 끝을 봤다고 본다. 이 다음은 영국이야!! 일년 내내 BBC만 보는 게 내 꿈이걸랑!! 비비씨 뉴스, 비비씨 드라마, 비비씨 쑈쑈쑈, 크항항. 좋겠당 >.<
그래서... 최신 한쿡 드라마(로코물)를 다 보고 있다는 겁니다요.
1. 아이두 아이두
현재 제일 재미있게 보고 있다. 김선아의 임신에 대해 두 남자가 찍소리도 못하고 결정은 김선아의 손에 다 달려있다는 것, 김선아가 임신했다고 결혼부터 생각하지 않는 것(애 아빠가 한번에 연애 대상 혹은 결혼 대상으로 변신하지 않는 것), 출산을 결심하는 이유가 더 개인적이었으면 두배로 좋아했겠지만 여하간에 그게 마음에 들어!!
좀처럼 엔딩에 대한 의견이 없는 이건 있다! 김선아가 결혼하지 말고 애 낳고 혼자 잘 키우면서 싱글 마더로 씐나게 산부인과 의사랑 연애하며 애 아빠를 '애 아빠' 혹은 후배로만 대하면서 키우는 것이다아아아아아. 그러나... 엄마도 말하듯 한국 드라마가 그럴리가 없겠지=_= 아이두아이두는 결혼식 할 때 I do 냐 ;ㅁ;
말할 것도 없이 김선아 부모님 캐릭터는 깨다못해 웃기지도 않다. 이건 뭐 웃기지도 않고 갈등도 못 주고 전형적인 날림 개판 캐릭터. 솔까 유교 공부한 입장에서 저딴 괴상망측한 캐릭터가 유교 운운하면서 바락바락 소리지르면서 개소리하는 거 존나 짱나요. 이 캐릭터보다 더 보기 남사스러웠던 건 잠깐 나왔지만 낙태관련 토론 대사. 해당 주제에 대해 뭘 모르면 쓰질 말아주세요.
아시나요. 나는 유교 공부한 여성주의자아하하하하하하하. 앞으로 이거 이력서에 써야겠어. 매력적이야.
2. 빅
얼마전에 상실이가 부족해서 환상의 커플을 다시 봤다. 상실이는 다시 봐고 또 보고 돌아 봐도 참 끝내주게 잘 만든 캐릭터다. 상실이 뿐 아니라 이 드라마는 좋은 캐릭터가 참 많았다. (나의 사랑 강자와 빌리~) 캐릭터간의 관계도 좋았고. 최고의 사랑 때 심하게 열광하긴 했지만 최사 때는 독고와 독고 사장과 매니저 이외에는 캐릭터가 그냥 그랬는데(심지어 여주가 이렇다 할 캐릭터가 없...) 이야기를 풀어가는 (긍정적인) 방식이 너무 좋았다. 사실 홍자매 드라마하면 캐릭터인데 최사 보면서 작가님들 내러티브도 잡으시려나봥 했었걸랑.
빅은... 캐릭터가 없다=_= 음? 드라마 보면서 계속 뭐가 이상하다고 느꼈었엉. 캐릭터가 없어. 홍자매 드라마에 캐릭터가 없다아아아아! 남주도 캐릭터가 없고 여주도 캐릭터가 없고 서브 여주도 캐릭터가 없고 악녀도 캐릭터가 없고 남주 엄마도 여주 부모도 캐릭터가 없다아아아아=ㅁ=!!! 악녀라고 하기엔 하는 짓이 독특한 언니가 남주 엄마한테 전화 한통했더니 엄마가 서른 넘은 아들 데리러 온다? 상황이 졸라 이상한데 그 이상한 상황을 채워줘야 하는데 그럴 캐릭터가 없어서 웃기지도 않아요. 공유가 연기를 더럽게 잘한다는 거 빼고는 이 드라마 뭔지 모르겠숴!! 아니 나한테 충격인 건 홍자매 드라마인데 캐릭터가 없다는 거에요!!!
이 드라마 나쁘진 않은데 재미가 없다는 충격적인 결론이...
3. 신사의 품격
좀 전에 8회 봤다능. 그냥 끼부리고 자면 안 되나여?
이 드라마를 엄마가 좋아해서 어쩔 수 없이 보는 상황인데, 나는 김은숙 드라마랑 잘 안 맞는다. 시크릿 가든 때는 오스카가 너어어무 좋았지만... 김은숙 드라마 탈탈 털어봐야 건지는 캐릭터는 오스카 하나. 그나마도 캐릭터 빨이라기 보다는 배우님이 워낙 잘해주셨삼. 김은숙은 대사를 감칠맛 나게 쓰고 구성력도 좋다. 이야기를 쥐락펴락하는 맛도 있고- 취향 접어놓으면 글쓰는 사람으로써 정말 능력 좋다고 생각한다. 무엇보다 돈이 마빡에서 튀는 구멍에 환장한 늙은 어린애의 대화를 '솔직하다'고 느끼게 만드는 것이라든가 써 놓으면 자본주의 쩌는 대사인데 묘하게 설득력을 준다던가 하는 (이건 한국이 자본주의 사회라 그런 걸 수도 있지만) 판타지와 현실을 배치하는 능력이 탁월하심. 보면서 감탄하게 된다능. 근데 재미는 없어=_=;;
더 보는 게 있는 것 같은데 지금 생각이 안 난다. 로맨스가 필요해랑 텐은 베를린 가면 봐야지.
그러고보면 아이두아이두가 제일 못 쓴 건데 그걸 제일 재미있게 보고 있네. 취향(이라기 보다는 이 경우엔 정치 사회적 성향)의 파워. 어쨌든 이거저거 골고루 재밌는 거 없나. 여기선 영상 쪽 밖에 공수를 못하니... 책이랑 만화 보고 싶다. 다운로드 사이트에서 용의 눈물을 받을까 말까 받을까 말까 받을까 말까... 저거 보기 시작하면 다 볼 때까지 폐인짓을 할 것 같아서 시작하기가 영 무섭다ㅠ
라디오 헤드 공연 일정이 바뀌었다. 공연 중에 사고가 있었고 후속처리와 망가진 조명을 고치기 위해서라고 한다. 이럼 한국 공연은 가능한 건가. 베를린에서 공연하고 아시아 가는 것 같던데. 어쨌든 다음주에 정확한 날짜를 공지한다고 했지만 8월 30일 전에 해야지 아니면 나 못 가는데... orz
내 덕질을 화려하게 마무리하게 해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