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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일없이 산다

별일없이 산다 9

1. 좋은 인터뷰 : 테너 토마스 햄슨.


"I'm not reaching people, I want to be reachable."
언니는 빈필에서 트럼펫 부는 언니. 이런식으로 인터뷰를 보거나 사회를 보는 경우가 가끔 있는 것 같다. 얼굴마담인가? 어쨌든 잘하심.
결국 인터뷰라는 건 누구를 데려왔냐보다는 어떤 이야기를 하느냐가 포인트겠지. 말같은 말을 하려면 말같은 말을 할수있게끔 질문을 던져야 하는데 그런게 별로 없거들랑. 난 아직도 예전에 궁 볼 때 어떤 패션지에서 주지훈한테 '무슨 물 마셔요?' '콩밥 먹어요?' 뭐 이런 걸 물어본게 잊혀지질 않는다. 답변이 뭐였는지도 기억 안 나는데 인터뷰 볼 때마다 자동으로 떠오르는 질문임. 무슨 물 마셔요 ㅋㅋㅋㅋ 더블 인터뷰도 보다 보면 =ㅁ=? 이런 게 많았다. 하긴 얘네들한테 제대로 물어본다고 뭐가 제대로 나올 것 같지도 않긴 하지만... 글리 출연진 인터뷰 보면서 많이 느꼈다. 결국 질문자와 답변자 둘다 제정신이어야 한다는 거졍. 모든 인터뷰를 통털어 제일 웃기지도 않았던 질문은 코리한테 '글리에 게이 에피소드가 너무 많다고 생각하진 않으시나요?'였다. 

2. 좋은 강연 : 교육가 켄 로빈슨 경.


같은 강연자의 2006년 테드 강연. 한글자막이 있지만 싱크 차이가 난다. 오역은 거의 없음.
http://www.ted.com/talks/ken_robinson_says_schools_kill_creativity.html

2010년 테드강연. 한글자막 있음.
http://www.ted.com/talks/sir_ken_robinson_bring_on_the_revolution.html

인터뷰도 있던데 조만간에 번역해서 올리겠음.
이 분 사랑함. 멋있쪄. 유머도 있고 강연도 잘해. 내용도 좋아. 테드 강연은 수십번 돌려본 것 같다. mp3로 내려서 듣고 다닌 적도 있을 정도니 이정도면 빠질이져.
덧. 소스에 mp3인가 wma가 있어서 붙이기가 멀티미디어로 걸수가 없다. 아놔... 저작권에 대해서 제발 오바 좀 하지 말았음 좋겠다. 뭔 소린지 모르면 저 위의 인터뷰 참고하슝. 오버 저작권에 관련한 관련 테드 강연도 있다.

3. 생활습관에 대한 다른 사람의 의견.
내 생활습관의 절반은 '해야하는 일'로 만들어졌다.
고기를 안 먹는다든가, 일회용품 사용자제, 물-전기 아끼는 거, 필수품 아니면 쇼핑 안하는 것 등. 심지어 내가 직업을 안 갖는 것도 나름대론 그게 내가 '반자본주의자'로서 할 수 있는 최선의 길이라고 생각해서 그런 거거덩.
나는 이런 생활습관을 만드는 게 어렵지 않았다. 고기를 먹지 않는 것도 쉬웠고 쇼핑을 안하는 것도 쉬웠다. 사람들이 아무리 이상하게 쳐다봐도 직업을 안 갖는 것에 대해 위화감을 느끼지도 않고, 생활에서 물 전기를 아끼는 것도 불편하지 않다. 그리고 그렇게 해야 왠지 마음이 편해. 내 경우엔 펑펑 쓰고 먹는다고 기분이 좋다거나 내 생활이 풍요로워지지도 않는다. 그러니 내가 해야하는 일이라고 생각하는 걸 하고 사는 것에 대해 특별히 자랑스럽게 생각하진 않는다. 사실 별 생각없다. 내가 그렇게 하고 싶어서 하는 거고 내가 이렇게 사는 것에 대해 남의 의견도 별로 궁금하지 않아. 다른 사람이 어떻게 사는지 자체도 별로 관심없다.
하지만 나도 사람이다 보니 다른 사람이랑 같이 사는 경우도 있고 다른 사람이랑 이런 것에 대해 이야기 하는 일도 있다. 그럼 대체로 두가지 반응이 나오는데(정확히는 평가를 내려주시는데) 한가지는 '오오오~ 대단하심'이라며 의지가 어쩌고 저쩌고 하면서 그닥 마음에 없는 소리를 하는 사람들이 있고 후자는 '그러삼? 별거 아닌데'라고 하는 사람들이 있다. 두 반응 다 솔직히 졸라 짜증나거덩.
전자의 반응이 짜증나는 이유는 실제로 대단하다고 생각하지 않으면서 그렇게 말해서.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하고 좋은 생각이라고 생각하면 대단하다고 말하지 않고 말하는 사람도 '그렇게 살겠지'. 안그래? 내가 여행을 많이 하는 것에 대해 부럽다고 말하는 사람에 대해서도 비슷한 감정이 이는데, 정말 부럽고 그렇게 살고 싶으면 그렇게 살겠지. 자기 스스로 돈 버는 걸 선택했으면서 왜 남이 사는 것에 대해 대단하다느니 부럽다느니 하는 거냐고. 이게 왜 빈정이 상하냐면 말을 바꾸면 쉽게 이해가 간다. 내가 직장생활하는 사람들에게 '월급이 꼬박꼬박 들어오다니 정말 부럽다'라고 말하는 거랑 똑같은 거다. 월급이 꼬박꼬박 들어오는 건 일주일에 최소 마흔시간씩 꼬박꼬박 일을 하기 때문에 돈이 들어오는 거지 돈이 거저들어오는 게 아니잖아. 내가 여행을 하는 건 '여행을 하고 있음'으로 끝나지 않는다. 나도 내 나름대로 자유롭게 살기 위해 여행을 다니기 위해 물밑작업을 많이 한다. 겉만 보고 자기는 별로 하고 싶지 않아하는 것에 대해 쉽게 대단하다고 생각하는 거 싫거든요.
후자의 경우, 별거 아니네-라고 반응하는 건데... 신기하게 이딴 소리 하는 사람치고 겉멋 안든 인 간없고, 겉멋 든 인간들의 특징이 그러하듯 자기 버릇 하나 못 고치는 것들이 꼭 이런 말을 한다. 물론 내가 내 생활습관을 특별하다거나 자랑스럽다고 생각하진 않지만 지 인생 하나 어쩌지 못하고 남이 그어놓은 선만 따라가며 쿨한 척을 한다거나 겉멋을 부리는 인간들한테 그런 말을 듣고 싶진 않아. 빈정이 상한단 말입니다요.
그러니 결론 : 이러든 저러든 남 사는 방식에 대해서 평가 좀 하지 마라.
물론 그냥 유하게 반응해도 된다는 거 알지만 듣기 좋은 노래도 세번이라고 했는데 나는 이따위 소리를 십년 넘게 듣고 살고 있다. 그리고 앞으로도 계속 그렇게 살게 될 것 같아서 짜증이 납니다요.

4. 항상 처자식 때문에 이러고 산다고 했던 아저씨들이 꼴불견이었다. 지금도 꼴불견임.
근 일년 사이에 특이사항을 발견했는데, 최근 만난 20대 중반되는 애들이 '저는 돈 많이 벌어야 해요. 우리 부모님한테 잘해야 하거든요' 이런 말을 하는 거야. 그래서 내가 몇번 확인을 했어. 너 사회생활이든 알바든 뭐든 돈을 벌었을 때 부모님한테 줘본적 있니? 없대. 혹시 부모님이 돈 (많이) 벌어오래? 아니래. 자기 부모님이 자기들한테 '되게 헌신적'이었기 때문이래. 음? 누구 부모님은 덜 헌신적이었나? 이래저래 많이 물어봤는데 하여간 말이 빙빙 돌고 결론은 '내'가 돈을 많이 벌고 싶은 건데(그리고 지금 부모돈으로 편하게 사는 것처럼 앞으로도 '내가' 편하게 살고 싶은 건데) 거기에 부모님을 갖다 대는 거야. 이게 참 복잡한 마음이 든단 말이지. 4-50대 아저씨가 하는 말을 새파랗게 젊은 애들이 하니까 참 한국 사회가 답이 없긴 없구나 하는 생각도 들고 말이지. 그렇게 남탓하면서 살면 사는 게 좀 편해지나. 그나마 아저씨보다는 의도가 순수하니 괜찮은 건가. 무엇보다 알바비는 벌어서 자기한테 쓰는데(용돈이든 생활비든) 왜 직장생활해서 버는 돈은 부모님한테 드릴 거라고 생각하는 거지=_=? 자기가 그럴 것 같은가? 자기 자신을 그렇게 모르냐? 20대 특유의 (깜찍한) 치기인가?

5. 자신감 부족
사람마다 빠져있는 테마가 있고 당연히 그에 관한 이야기를 굉장히 많이 하는데 그게 단어 사용빈도로 나타난다.
얼마전에 말튼 사람은 외모에 관련된 말을 엄청 많이 한다. 꼭 그 주제로 이야기를 하지 않아도- 사실 전혀 상관없는 이야기를 하는데 놀라울 정도로 외모 관련 단어가 많이 튀어나온다. 예쁘다 못생겼다 매력있다 매력없다 동안 늙어뵈는 얼굴 몸매 화장 어쩌고 저쩌고...
역시 얼마전에 말튼 한쿡학생은 정확히 학교명을 말하진 않았지만 내가 당연히 알테니 말을 안하는 것 뿐 학교, 학벌, 엘리트주의, 취직, 대기업과 관련된 단어를 많이 말한다. 더 놀라운 건 이 친구의 '자기 의견'은 아직 들은 적이 없음.
이 두 사람은 특히 다른 사람한테 어필하고 싶어하는 걸 무의식적으로 끊임없이 말하는 건데 듣고 있다 보면 도대체 이 사람들 왜 이렇게 됐나하는 생각이 든단 말이지. 모든 사람들이 들어가고 싶어하는 대학에 들어가서 공부하고 외쿡도 다니면서 잘 살고 있으면 굳이 그걸 더 어필할 필요는 없을 것 같은데 딱히 자기 의견은 없고 저런 단어와 함께 흔하디 흔한 욕망만 드러내면서 자기 사회적 신분을 말하려고 든다. 전자도 마찬가지. 스스로 예쁘고 동안이고 외모특수 많이 봤다고 하는데 그걸 계속 나한테 어필하는 이유를 모르겠다는 거지. 아니, 왜 그러는지 알지만 그거 듣기 싫다고 '걱정마, 나한테는 외모특수 받을 일 없을겨'하기도 그렇잖유.
비슷한 사례 중 甲 : 나보고 사업하자고 했던 애는 사업준비기간동안 일은 하나도 안 하면서 몇개월 동안 계속 '나 일 질해, 다른 사람들이 다 잘한대, 막상 시작하면 잘할 거야'라고 귀에 딱지가 앉을 정도로 말을 하더니 막상 사업 개시일이 다가오자 자기보다 내가 일을 더 빨리해서 (그쪽이 안한거지 내가 빠른 게 아니었음) 내가 주도권을 쥐고 있는 것 같아 빈정이 상한다고 말했고, 그래서 '그래 그럼 네가 주도권 쥐렴, 나는 앞으로 네가 일에 대해 말하지 않으면 나도 말 안할께'라고 말했고 실제로 그렇게 해줬다. 그 사업의 결론 : 하기 싫댐 ㅋㅋㅋㅋㅋ 아오, 이 씨발련. 이 사례가 자신감 부족의 최고인 이유는 나한테 피해를 줬기 때문이죠. 삽질은 혼자서...플리즈으.
내가 제일 많이 쓰는 단어는 '나'임. 나는, 내가, 내 생각엔 등등. 나님이 어떤 의미론(아무래도 자기 세상에서 살다보니) 자아가 좀 비대하심. 그 다음으로 많이 사용하는 건 각종 욕. 자아가 비대한 삐뚤어진 년인거냐. 최악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