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5월에 필하모니에서 발퀴레 공연이 있다. 피가로의 결혼을 보면서 졸았던 것을 부끄러워하며 바렌보임 발퀘레의 앨범을 빌려 듣고 있다. 익숙한 곡이(이라기 보다는 멜로디?) 많긴 한데... 최종 감상 : 어익후 또 졸게 생겼네요.
2. 약 한달간 연락이 없던 백인 이성애 남자에게서 메일이 왔다. 백인 이성애 남자라고 불리기 전에는 탄뎀파트너(랭귀지 익스체인지)였다. 참고로 절대 내가 먼저 연락을 끊은 게 아님. 걔가 먼저 나한테 연락을 안한 거임.
첫번째 메일 : 화났어?
내가 왜=_=?라고 답장을 보내려다가 귀찮아서 답장을 안했음. 무엇보다 이 메일은 한달만에 뜬금없이 온 거라서 정말 '내가 왜?' 그 이상도 그 이하의 감상도 남길 수 없는 메일이었다.
두번째 메일 : 왜 답장 안해?
그야 난 요즘 기분이 대빵 좋고, 백인 이성애 멍청이 남자 따위 상대하기 귀찮은데다 난 여전히 얘가 무슨 근거로 나한테 '화났어?'라는 말을 했는지 도저히 감을 잡을 수 없었음. 그래서 또 답장을 안했음.
세번째 메일 : wollen wir miteinander schlafen?
이건 뭐 직역이나 의역 할 거 없이 '나랑 잘래?' 되겠음.
첫번째 감상 : =_=? 예상치 못한 질문 과정이로다.
두번째 감상 : 섹스에 관해선, 역시 나는 차라리 대놓고 물어보는 게 좋다. 무엇보다 답장 쓰기가 쉽잖여. (결국 안 썼지만.)
세번째 감상 : 도대체 내가 50%의 확율로 자기랑 자고 싶어 할 거라고 생각하는 그 자신감!!! 너 촘 짱인듯.
3. 난 늘 한국 이성애자 남자들의 근거없는 자신감에 대해서 의문을 갖고 있긴 했다. 도대체 뭘 믿고? 뭐 이런 느낌. 저 백인 이성애 남자는 나름 그럴만한 근거가 있긴 했다. 쟤가 동양권에서 교환학생으로 일년인지 육개월인지 살아봤는데 동양인들이 겁내 잘해주는 거야. 그야 니가 백인이니까=_= 그래서 친절한 나는 말을 해줬었어. 왜 동양애들이 백인들을 좋아하는지, 왜 유럽문화를 좋아하는지, 왜 미쿡 문화를동경하는지. 내가 아는 정치, 경제, 사회, 역사 지식을 총동원했지라. 그리고 나에 대한 이야기도 했다. 물론 좀 빙 돌려서 백인을 싫어한다고는 안하고 유색인종이 더 좋다고 말했고 나는 여성주의자에 정치 사회문제에 대해서 잠안 자고 3박 4일동안 혼자 떠들 수도 있다고 말해줬다. 실제로 얠 좀 찔러볼겸 정치 경제 문제에 대해 내가 말을 하면 얘는 입을 다물었지. 왜냐면 얘는 그 방면에 아는 게 없었거덩. 나이스 타이밍이라고 하던가. 내가 여성주의자라고 말을 하고 한달넘게 연락이 없다가 뜬금없이 온 메일이 '화났어?' 뭐지, 이 의식의 흐름은=_= 백인이라 그런 거냐, 남자라 그런 거냐, 이성애자라 그런 거냐, 그도 아니면 그냥 멍청이라 그런 거냐. 이런 정신상태로 잘도 살고 있는 거 보면 부러워.
4. 화났어? 혹은 삐졌어?
이런 말을 한쿡인 이성애자 남자한테도 종종 들었다. 그때는 '삐졌어?'라는 말을 더 많이 듣긴 했지만.
도대체가 말이지. 자기랑 조금이라도 사귈가능성이 있거나 사귀려고 목표한 여자이거나 사귀고 있는 여자한테는 앞뒤없이 이런 말을 하는데, 이 말을 하는 배경을 도통 알 수가 없다는 거지. 그리고 무엇보다 내가 '삐지는' 인간이냐고요. 난 화도 잘 안 낸다, 인간들아. 넌 도대체 누구랑 이야기를 하고 있는 거야. 하고 싶은 말을 하지 말고 하려면 나랑 이야기를 하라고.
무엇보다 난 이 '삐진다'는 말의 뉘양스 자체를 싫어한다. 손윗사람이 손아랫사람한테 쓰는 용도같기도 하고, 실제로 나는 일반적인 여성의 감정적 인지능력이 좀 딸리는데다가,추엇보다 어떤 '일'에 대한 걸 바로 '이성간의 감정놀음'으로 돌려놓는 그 뉘양스가 싫다고. 무엇보다 내가 제일 싫어하는 것과 안 하는 짓 중에 하나가 감정소비다. 특히 이성애자 남자랑? 푸훗-_= 한 마디로 가능성이 없슈.
그래서 이성애자 남자가 나한테 삐졌어? 하면 나는 보통 '내가 그럴 이유가 있어?'라고 되묻는 편이었다. 누가 그러는데 굉장히 비웃는 말투램. 말 안 해줘도 아는 게 내 말투의 60%는 비꼬거나 비웃는 말투다. 안 그럴려고 노력하는데도 인간이 삐뚤어졌지 말입니다. 죄셩.
5. 캐나다에서 있었던 일.
내가 =ㅠ= 이러고 앉아있는데 웬 스위스 놈이 물어보는 거야. 너네(너와 한국사람) 중국인 싫어하지? 내가(우리가) 그럴 이유가 있어?
그랬더니 지지 않고 또 물어봐. 너네 일본 사람 싫어하지? 우리가 그럴 이유 있냐고. (이 좌뇌없는 등신아. 난 너같은 백인이 싫다고.)
모자라는 것들은 국적을 초월한다는 교훈. (음?)
6. 누가 대접받는 걸 싫어해?
캐나다에 있을 때 한국인 고용하는 걸 좋아하는 고용주가 있는 패스트푸드점에서 일한 적이 있다. 지금 생각해보면 참 유치한 짓이었는데 내가 이 고용주한테 참 뚱하게 굴었다. 할배였는데 사람이 나쁘진 않았다. 다만 한국인 몸에 배어있는 '상사대접' 혹은 '어른대접'을 좋아하는 게 싫었던 거지. 근데 그럴게 뭐있나. 대접받고 사랑받아서 싫어하는 사람이 어디있다고. 그러니까 그걸 좀 드러낸다고 그렇게 싫어할 필요도 없잖여. 단지 (늙어서 체력이 딸리니) 무시할 뿐. 무엇보다 저 메일을 보내는 기간이나 내용이 폭소를 끌어내기에 충분했다. 청년이여, 내가 20대 때 얼마나 꼴값이고 꼴불견이었는지 기억해서 망정이지 내가 지금 20대였다면 너를 만나서(아니면 메일로라도) 조목조목 씹어줬을 것이다. 네가 메일 쓴 거 잊지 않고 살면 30대 중반이 된 어느 날 아침밥을 먹다가 내가 그런 메일을 썼지 하며 낯이 뜨거워지고 아침밥이 목구멍으로 안 넘어가는 일이 생길 것이여. 비록 지금은 한쿡인 싸가지없는 년이 네 메일을 씹는 거라고 생각하겠지만 그 때가 되면 나에게 감사할 걸. 그 한쿡인 싸가지 없는 년이 사실은 메일을 못 읽은 게 아닐까 하는 택도 없는 희망을 걸수도 있음.
잊어버리면? 잊어버리면 평생 비슷한 짓 하고 또하고 그러면서 살다 죽는 거지, 뭐.
7. 머릿속에 있는 걸 다 꺼내서 글로 쓰려니 별것 아닌 주제에 비해 양이 너무 많고 그냥 담고 다니려니 뇌가 터지려고 한다.
공연, 음악, 역사, 문화, 정치... 어째 분야가 더 늘어난 것 같다. 아흥, 집중 안되=_=
이 와중에 메일 받고 낄낄대던 여자의 별일없는 베를린 일기였음.
2. 약 한달간 연락이 없던 백인 이성애 남자에게서 메일이 왔다. 백인 이성애 남자라고 불리기 전에는 탄뎀파트너(랭귀지 익스체인지)였다. 참고로 절대 내가 먼저 연락을 끊은 게 아님. 걔가 먼저 나한테 연락을 안한 거임.
첫번째 메일 : 화났어?
내가 왜=_=?라고 답장을 보내려다가 귀찮아서 답장을 안했음. 무엇보다 이 메일은 한달만에 뜬금없이 온 거라서 정말 '내가 왜?' 그 이상도 그 이하의 감상도 남길 수 없는 메일이었다.
두번째 메일 : 왜 답장 안해?
그야 난 요즘 기분이 대빵 좋고, 백인 이성애 멍청이 남자 따위 상대하기 귀찮은데다 난 여전히 얘가 무슨 근거로 나한테 '화났어?'라는 말을 했는지 도저히 감을 잡을 수 없었음. 그래서 또 답장을 안했음.
세번째 메일 : wollen wir miteinander schlafen?
이건 뭐 직역이나 의역 할 거 없이 '나랑 잘래?' 되겠음.
첫번째 감상 : =_=? 예상치 못한 질문 과정이로다.
두번째 감상 : 섹스에 관해선, 역시 나는 차라리 대놓고 물어보는 게 좋다. 무엇보다 답장 쓰기가 쉽잖여. (결국 안 썼지만.)
세번째 감상 : 도대체 내가 50%의 확율로 자기랑 자고 싶어 할 거라고 생각하는 그 자신감!!! 너 촘 짱인듯.
3. 난 늘 한국 이성애자 남자들의 근거없는 자신감에 대해서 의문을 갖고 있긴 했다. 도대체 뭘 믿고? 뭐 이런 느낌. 저 백인 이성애 남자는 나름 그럴만한 근거가 있긴 했다. 쟤가 동양권에서 교환학생으로 일년인지 육개월인지 살아봤는데 동양인들이 겁내 잘해주는 거야. 그야 니가 백인이니까=_= 그래서 친절한 나는 말을 해줬었어. 왜 동양애들이 백인들을 좋아하는지, 왜 유럽문화를 좋아하는지, 왜 미쿡 문화를동경하는지. 내가 아는 정치, 경제, 사회, 역사 지식을 총동원했지라. 그리고 나에 대한 이야기도 했다. 물론 좀 빙 돌려서 백인을 싫어한다고는 안하고 유색인종이 더 좋다고 말했고 나는 여성주의자에 정치 사회문제에 대해서 잠안 자고 3박 4일동안 혼자 떠들 수도 있다고 말해줬다. 실제로 얠 좀 찔러볼겸 정치 경제 문제에 대해 내가 말을 하면 얘는 입을 다물었지. 왜냐면 얘는 그 방면에 아는 게 없었거덩. 나이스 타이밍이라고 하던가. 내가 여성주의자라고 말을 하고 한달넘게 연락이 없다가 뜬금없이 온 메일이 '화났어?' 뭐지, 이 의식의 흐름은=_= 백인이라 그런 거냐, 남자라 그런 거냐, 이성애자라 그런 거냐, 그도 아니면 그냥 멍청이라 그런 거냐. 이런 정신상태로 잘도 살고 있는 거 보면 부러워.
4. 화났어? 혹은 삐졌어?
이런 말을 한쿡인 이성애자 남자한테도 종종 들었다. 그때는 '삐졌어?'라는 말을 더 많이 듣긴 했지만.
도대체가 말이지. 자기랑 조금이라도 사귈가능성이 있거나 사귀려고 목표한 여자이거나 사귀고 있는 여자한테는 앞뒤없이 이런 말을 하는데, 이 말을 하는 배경을 도통 알 수가 없다는 거지. 그리고 무엇보다 내가 '삐지는' 인간이냐고요. 난 화도 잘 안 낸다, 인간들아. 넌 도대체 누구랑 이야기를 하고 있는 거야. 하고 싶은 말을 하지 말고 하려면 나랑 이야기를 하라고.
무엇보다 난 이 '삐진다'는 말의 뉘양스 자체를 싫어한다. 손윗사람이 손아랫사람한테 쓰는 용도같기도 하고, 실제로 나는 일반적인 여성의 감정적 인지능력이 좀 딸리는데다가,추엇보다 어떤 '일'에 대한 걸 바로 '이성간의 감정놀음'으로 돌려놓는 그 뉘양스가 싫다고. 무엇보다 내가 제일 싫어하는 것과 안 하는 짓 중에 하나가 감정소비다. 특히 이성애자 남자랑? 푸훗-_= 한 마디로 가능성이 없슈.
그래서 이성애자 남자가 나한테 삐졌어? 하면 나는 보통 '내가 그럴 이유가 있어?'라고 되묻는 편이었다. 누가 그러는데 굉장히 비웃는 말투램. 말 안 해줘도 아는 게 내 말투의 60%는 비꼬거나 비웃는 말투다. 안 그럴려고 노력하는데도 인간이 삐뚤어졌지 말입니다. 죄셩.
5. 캐나다에서 있었던 일.
내가 =ㅠ= 이러고 앉아있는데 웬 스위스 놈이 물어보는 거야. 너네(너와 한국사람) 중국인 싫어하지? 내가(우리가) 그럴 이유가 있어?
그랬더니 지지 않고 또 물어봐. 너네 일본 사람 싫어하지? 우리가 그럴 이유 있냐고. (이 좌뇌없는 등신아. 난 너같은 백인이 싫다고.)
모자라는 것들은 국적을 초월한다는 교훈. (음?)
6. 누가 대접받는 걸 싫어해?
캐나다에 있을 때 한국인 고용하는 걸 좋아하는 고용주가 있는 패스트푸드점에서 일한 적이 있다. 지금 생각해보면 참 유치한 짓이었는데 내가 이 고용주한테 참 뚱하게 굴었다. 할배였는데 사람이 나쁘진 않았다. 다만 한국인 몸에 배어있는 '상사대접' 혹은 '어른대접'을 좋아하는 게 싫었던 거지. 근데 그럴게 뭐있나. 대접받고 사랑받아서 싫어하는 사람이 어디있다고. 그러니까 그걸 좀 드러낸다고 그렇게 싫어할 필요도 없잖여. 단지 (늙어서 체력이 딸리니) 무시할 뿐. 무엇보다 저 메일을 보내는 기간이나 내용이 폭소를 끌어내기에 충분했다. 청년이여, 내가 20대 때 얼마나 꼴값이고 꼴불견이었는지 기억해서 망정이지 내가 지금 20대였다면 너를 만나서(아니면 메일로라도) 조목조목 씹어줬을 것이다. 네가 메일 쓴 거 잊지 않고 살면 30대 중반이 된 어느 날 아침밥을 먹다가 내가 그런 메일을 썼지 하며 낯이 뜨거워지고 아침밥이 목구멍으로 안 넘어가는 일이 생길 것이여. 비록 지금은 한쿡인 싸가지없는 년이 네 메일을 씹는 거라고 생각하겠지만 그 때가 되면 나에게 감사할 걸. 그 한쿡인 싸가지 없는 년이 사실은 메일을 못 읽은 게 아닐까 하는 택도 없는 희망을 걸수도 있음.
잊어버리면? 잊어버리면 평생 비슷한 짓 하고 또하고 그러면서 살다 죽는 거지, 뭐.
7. 머릿속에 있는 걸 다 꺼내서 글로 쓰려니 별것 아닌 주제에 비해 양이 너무 많고 그냥 담고 다니려니 뇌가 터지려고 한다.
공연, 음악, 역사, 문화, 정치... 어째 분야가 더 늘어난 것 같다. 아흥, 집중 안되=_=
이 와중에 메일 받고 낄낄대던 여자의 별일없는 베를린 일기였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