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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일없이 산다

막장으로 가는 길

1. 흔히 '도를 믿으십니까'로 대변되는 그 사람들을 어떻게 대하는가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데 (떨쳐내는 방법)
생판 모르는 사람에게 화낸다거나, 잡으면 확 떨친다거나, 굳이 몸으로 하지 않아도 태도 자체를 함부로 한다던가.
그들의 행동이 싫어서 그렇게 하지만 이게 우리한테 좋은 게 아니야라는 말을 했었다.

예전에 반쯤 아는 사람이 꽤 큰 돈을 빌려갔는데(캐나다 가려고 모아놓은 돈을 털어갔...), 그 사람이 죽도록 안 갚아서 나도 오기로 쌩쑈를 해봤다. 빈털털이로 캐나다 가서 쌩고생을 한 것도 억울하고 해서. 그리고 자꾸 거짓말하는 것도 싫고.
근데 하면 할 수록, 이게 나한테 더 안 좋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겨우 돈 때문에?
늘상 생각하는 거지만 진흙탕 싸움을 하면 나까지 더러워진다. 옷이라도 남기자라는 생각에 그런 짓을 안했다. (돈 받는 것도 그만뒀다.)

며칠 전에 정말 거의 태어나서 처음으로 실생활에서 '지랄'을 한 것 같다.
이유는 엔간하면 그만하지 그냥 두니 도대체 끝이 없어서.
대략 24년 참다가 터진 건데 효과 좋네=_=
근데 기분이 전혀 좋지 않다. 굳이 이런 꼴까지 봤어야 했나 싶어서.
피차간에 참아 줄 때 어지간히 하면 안 그러잖아. 너무 오래 참아줘서 그랬나=_=

하여간 더이상 긁지는 않는데, 기분이 좋진 않다. 인생이 본격 막장으로 진입한 것 같아서.
한번 사는 인생 지저분한 소리 하지 말고 그냥 적당히 눈치껏 하고 살자고.


2. 북한이 민간인 희생에 대해 '어라? 미안' 이런 태도를 취하니 진짜 황당하긴 하더라.
오히려 사람이 죽었다는 소리를 들었을 때보다 더 개짜증이 났다.
'너흰 인간에 대한 예의가 없어.'
친구랑 둘이서 '이 말이 참 싫지만 요즘은 그런 일이 많은 것 같다'라는 이야기를 했었다. 
있는대로 권력 휘둘러서 사람 죽게 만들고, 없는 것들은 없는 것들대로 묘역에 불을 지르지 않나 똥을 뿌리질 않나.
대부분의 경우 진짜 싫다기 보단 막장은 막장이라는 생각만 했었는데 슬슬 질린다.
어디든 또라이들은 통한다더니 쟤네들은 뭔가 하는 짓이 비슷해.


3. 시크릿 가든 재밌게 보고 있다.
근데 이걸 보면서 '현실적이야'라며 부잣집 며느리 되기에 환장한 감상(판타지)을 들으면 어질어질하다.
내가 아주 부자는 몰라도 자산규모 100억대 부자는 나름 자주 보게 되는데 그 사람들 되게 이상하걸랑. 물론 그 사람들이 보기엔 내가 되게 이상하겠지만--;; 나는 사람들이 부자를 몰라서 부자 판타지를 갖고 있는 건지, 부자를 알면서 부자 판타지를 갖고 있는 건지 모르겠다. 확실한 건 이쪽이나 저쪽이나 돈에 환장한 상태라는 거 뿐인가. 으악, 돈 얘기 좀 그만하고 살았으면 좋겠다.


덧.
의외로 소개팅 나가면 나름 반응이 좋다.
일단 처음부터 솔직하게 까고 들어가는 편이고 무엇보다 남자에게 재력을 전혀 바라지 않는다는 게 좀 신선하게 느껴지는 모냥이다.
사실 재력이나 학력은 당연하고 얼굴, 몸매, 스타일도 전혀 안 보기 때문에 나란 여자 진짜 꼬시기 쉬운 녀자. 어쨌든 소개팅에서 만난 대부분의 남자들은 나를 보는 표정이 딱 '이 여자 재밌다. 웃기다. 이런 여자 처음 봐.' 말하지 않아도 보일 정도로 역력히 표가 난다. 어쨌든 소개팅으로 잘 된 적은 한번도 없다. 남자들이 '돈만 밝히는 골빈 여자' 싫다고 하지만 당신들이 '돈 안 밝히고 골이 차다만 여자'를 만족시킬 수 있는지도 생각해봐야 할 걸. 아, 난 내 여자한테만 잘해주는 차가운 도시 남자도 싫어한다. 자기 여친은 가방도 들어줄 정도로 사랑하는 남자가 집에 들어와서 컴퓨터만 켜면 여성부 없애라, 여자는 애나 낳아라 따위의 소리 해대면 더 쭈뼛하잖아. 그냥 골고루 잘해주던가 아님 다 못해주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