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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일없이 산다

수다

확실히 배운 도둑질이라고, 영화제나 행사 같이 하는 사람이랑 F1 이야기를 하면 행사 진행에 대해서만 이야기를 하게 된다.

약 이틀 동안 시간이 남아서 노는데, 그 사이에 리브로에서 책이 와야 좀 볼텐데 도통 올 생각을 안한다.
하나는 무려 일주일 전에 주문했는데=_=;;

나 상처받았어=너 사과해
요 말을 못 알아먹었다. 솔직히 내 주변인 중에 상처받았다는 말을 쓰는 사람도 없고, 일단 내가 저 말이 무슨 뜻인지를 모르겠다. 상처받았다는 게 어떤 감정인지를 모르겠다는 거다. 따지자면 어린 나이에 나름 고난의 인생을 살았는데 난 상처받은 적 없거덩. 어쨌든 내가 저 말을 못 알아들으니 그 때서야 '나 화났다. 사과해.' 하던데, 사실 난 '사과를 요구하는 것'도 좀 이상하다고 생각하고 사는 편이라=_=;;
불행히도 내가 사과를 하긴 했지만, 기분이 나아진 것 같지도 않아. (음, 이거슨 야오이 사건 이야기.)
그야 내 주변은 다들 야오이=포르노라는 사람이 대부분이라 '거참 이상한(황당한) 일이네'라는 분위기지만, 야오이는 포르노가 아니라고 생각하는 사람의 이야기를 한참 들어(이야기 해) 보니, 야오이=포르노라는 정의보다는 '네가 너무 쉽게 다른 사람이 민감하게 생각하는 부분을 건드렸다'는 것이다. 그 사람들도 그런 것에 대해 고민이 많을텐데, 거기에 대해 누군가 갑작스럽게 찌르고 들어오니 일단 자기도 모르게 방어기제가 작동을 해서 가드를 치게 된다는 건데 맞는 말 같다.
솔직히 은근 부아가 치밀었는데, (다른 사람도 아니고 작가가 그렇게 생각한다는 거에 대해서), 지금은 다른 사람덕분에 납득한 상태.

그나저나 그 야오이는 포르노가 아니라고 했던 분의 요지는, 포르노의 정의가 뭐냐, 내 생각엔 (육체적인 것이든, 인격적인 것이든 어떤 방면으로든) 폭력적인 거라고 했을 때, 그 사람은 그럼 문학작품에도 그런 거 있지 않나 그러니 야오이는 판타지 아닌가?라고 했고, 그렇게 따지만 남자들이 보는 (우리가 포르노라고 부르는 그) 포르노도 판타지다. 무슨 짓을 하든 결국 하악하악 되는 게 남자들의 판타지 아닌가? 걔들이 육체적-인격적으로 골고루 폭력적이라면, 어쨌든 야오이는 나와는 전혀 다른 타인을 재단하고 성역활을 이성애적인 시각으로 관계를 구성해가는데 그건 폭력적인 게 아닌가. 무엇보다 문학에서 그런 게 나오면 마땅히 그게 비하되어야 할 문제지(그걸 포르노로 끌어내려야지), 나는 포르노를 한단계 위로 올려주진 못하겠다는 거지.

나는 작품에는 분명히 좋은 게 있다고 생각한다. 세상엔 좋은 글이 있고 거지같은 글이 있고, 좋은 작품이 있고, 나쁜 작품이 있고, 그냥 그런 작품이 있다. 그래서 넌 좋은 것만 좋아하냐고하면 당연히 아니고, 무려 나는 좋은 걸 만들 생각도 별로 없다.
내가 항상 일할 때 요구하는 건 '잘해'가 아니라 '네 능력에서 할 수 있는 만큼만 하'라고 한다. 인간들이 그것도 못해서 그렇지=_= 아니 왜 적당히 잘하는 걸 못해? F1도 마찬가지고, 웹진도 마찬가지고, 정치하는 것도 그렇고, 야오이 그리는 것도 그래. 그냥 주제파악하고 할 수 있는 것만큼만 하라고. 그리고 자기가 하는 거 대단하다고 추켜세우지 말고. 뭐 어떤가 좀 안 좋으면 그건 그런대로 또 가치가 있는 거 아닌가. 세상 소설이 다 마르케스 소설 같으면 그것도 엄청 숨 막힐거야=_=

야오이 포르노 운운할 때, 그분이 '나도 여성주의 만세'라고 했지만, 그야 내가 여성주의 행사를 했고, 주변에 여성주의자가 많지만 나는 여성주의 뷁인 경향이 좀 있다-ㅠ- 물론 마초쉐이가 내 앞에서 여성주의를 욕하면 하이킥이 나가지만, 그리고 그 묘한 저항감 때문에 마초에게는 더욱 '나는 여성주의자'라고 하고 다니지만, 난 여성주의를 철저히 인권의 한 부분으로 보고 <-이 부분은 많은 여성주의자가 인정하는 것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과 이야기를 할 때 어떤 한계를 자주 느낀다. 아마 내 기대치가 높기 때문일게다.

그나저나, 내가 한동안 싸돌아다니다 돌아왔을 때 영암이 완전히 안정화가 되면 내가 거기에 호텔 만들어 시즌에만 F1 레이서들만 들이는 장사해도 참 햄볶을 듯. 그래도 상징성이 있는데, 슈마허를 손님으로 들여야 할텐데 그럼 2년 안에는 해야하니...=_= 그것 팻흐...
돈이 마빡에서 튀는 1급 레이서들이 영암 모텔에서 자는 걸 생각만해도 너무 웃긴다 ㅋㅋㅋㅋ

항상 생각지도 못한데서 일이 걸린다. 제발 생각 좀 하고 일을 해라. 누가 잘 하랬냐고. 알아서 할 줄 알고 일절 터치 안했더니만, 이 더러운 표지. 보기도 싫다. 번역의 경우엔 너무 못해서 번역자 이름을 표지에서 빼자고 하고 있다. 난 상벌이 학실한 인간. 잘하면 만원이라도 더 얹어주려고 노력하는 편이고, 못하면 돈을 까던가 다신 일을 안 주던가 하여간 어떻게든 너 일 존나 못했음을 알리려고 하는 편이다. 비록 대놓고 말은 못해도=_=;;

성스 보러 가야지. 어쩌고 저쩌고 해도 결국 끝까지 다 보나보다. 조선시대에 커플링. 크흐~
아, 사극 볼 때 재밌는 거 중에 하나가, 일반 드라마를 보면 재벌한테도 껌뻑 죽는데 사극에서 왕한테는 안 그런다. 난 금상보다 널 믿어? 시대극이니 봐준다, 인마=ㅠ= 근데 나는 금등지사 어디있는지 알겠는데 쟤들 왜 저렇게 삽질하지;;; 이거 미슷허리도 아니잖아. 밑장 깔아놓은 거 뻔한데 굳이 이런 허술한 위기 넣을필요가 있는지 모르겠다. 아니, 나는 사실 금등지사가 만능비기로 나오는 것도 별로;; 왕님의 정치력을 무시하지 말라. 그런 거 없어도 한 세상 성격 드러운 거 다 드러내면서 호령하고 갔다.

내가 만날천날 정조한테 하악대고, 아흥 난 정조님 옆에 있을 수만 있다면 똥치우는 아해로 일해도 좋아~라고 말하곤 하는데, 내 친구가 나를 비웃으며 넌 정조 만나면 만날천날 싸울거야, 라고 한다. 나도 알아. 하지만 싸워도 좋아하는 걸.
싸워도 좋아하는 걸-하니 말인데, 내 친구가 그렇게 남편하고 싸운다. 우리는 걔들을 보며 그런다. '쟤네는 진짜 사랑하나봐' 그렇게 죽도록 싸우면서 절대 안 헤어져. 아니, 만날 헤어진다 헤어진다 말만하고 둘이 꼭 붙어산다. 이상한 애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