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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증 환자가 사는 법 지난 이틀동안 씻지도 않고 밥도 안 먹고 물도 안 먹고 먹은 게 없으니 화장실도 안 갔고 엎드려서 누워서 만화만 봤더니 제발로 쓰레기통에 들어가기 직전이네요. 그러나 우리집엔 종량제 봉투만 있고 쓰레기통은 없다네. 우얏든 갬성에 빠져서 한 썰 풀어봄. 대략 지난 8년간 하루에 10시간에서 15시간씩 일했다. 그 와중에 고양이도 한마리 키우고 체리 블루베리 사과 등 과실수도 키우고 장미나 작약 구근식물 등 꽃도 엄청 많이 키웠다. 피아노도 치고 그림도 그리고 서예도 하고 아프면 운동도 하고 하여간 가만히 있질 않았다. 인생의 처음 33년 정도는 잠을 깊게 잔 날이 없는데 몸을 혹사 시키며 산 지난 8년 간 머리만 대면 자고 눈 뜨면 아침이었다. 매일매일 경험해도 부족함이 없는 숙면. 겁나 좋다. 장담하는데..
살 수가 없다 1. 얼마 전에 친구가 청소년 문학 소설을 보내줬는데 오랜만에 비문과 오탈자 없는 제대로 된 문장을 보니 눈이 맑아짐. 그래도 웹툰은 계속 보고 있다. 거의 한달 넘은 것 같은디. 작품으로만 쳐도 수십개 본 것 같고 에피소드 다 세면 천편은 넘지 않을까 싶네요. 이 지랄을 하는데 내 눈깔이 정상일리가 없다. 눈이 작살나는 와중에도 오직 그림이 이뻐서 보는 웹툰도 있다. 색감이 굉장히 마음에 들고 인물과 배경의 스케일이 잘 맞아서 보고 있으면 눈이 맑아지는 느낌이 든다. (이래서 오타쿠인가봉가.) 근데 주인공들이 초딩처럼 굴어서 글을 읽으면 머리가 나빠지는 기분이라 그림만 보고 있음. 그림에 이정도 공력을 쏟는데 왜 내용엔 안 쏟는지 궁그미. 2. 난 한국이 로코를 잘 만든다고 생각한다. 다만 올드할 뿐...
이것저것 1. 웹툰을 보면서 깨닫게 된 사실. 이전 회차를 대여해서 보고 대여기간이 지난 후에 새 에피가 올라오면 어디까지 봤는지 까먹은 상태가 된다. 요즘 무지막지하게 보고 있는데 내용을 기억하고 있을리가 없잖아요ㅠ 물론 내가 요즘 뭘 제대로 기억하는 게 일 외에는 업숴. 그나마도 단기기억으로만 살고 있어서 창업을 할 때마다 창업과정이 새롭다=_=;;; 2. (우울증이 아니라) 우울함의 끝판왕은 단연 미국 드라마 와이어임. 도저히 한번에 한시즌을 끝낼 수가 없다. 희망이라고는 1도 없는 미국 빈민가. 약쟁이 부모 밑에서 태어난 아이들. 이게 나쁜 게 희망의 씨앗은 보여주거든. 스스로의 의지로 가까스로 약을 끊고 있고 잘 되어가고 있었는데 오히려 공권력(혹은 인간관계)에 의해서 다시 약쟁이로 돌아간다던가, 아이가..
웹툰을 보았다 2 1. 백작가의 불청객들 요놈 아주 좋네요. 연출, 대사의 연결이 매끄럽지 못한 부분이 있어서 첫 작품이 아닌가 싶긴 하지만 (이 작품이 아니더라도 요즘 그런 웹툰, 소설 정말 많음. 장면 간 개연성이 망했음.) 거슬릴 정도는 아니고 어쨌든 재밌다고요. 코메디도 있고 로맨스도 있고 막장도 있고 스릴러도 쪼큼 있슴다. 시작이 개막장이라서 이걸 봐야하나 싶었지만 순식간에 안정감을 찾더라능. 캐릭터가 전반적으로 잘 구축되어 있다. 초반엔 여주가 일자무식이고 자존심이 쎄서 안 드러내려고 하지만 무식에 대한 콤플렉스도 굉장히 심하다는 것이 마음에 들었다. 큰소리 빵빵치는데 반해 자존감은 바닥에 붙어있어서. 나는 원래 쪼다캐릭터를 좋아하는데다가 무엇보다 처음엔 언듯 성애가 있는 여주인 것 같아서 마음에 들었지. (남..
오랜만에 웹툰을 보았다 1. 내가 모르는 사이 로맨틱코메디계를 영애들이 점령했었네=ㅠ=? 그냥 로코도 아니고 여주가 환생 혹은 빙의하는 내용들로, 대체로 기본 설정이 여주를 배경보다 똑똑? 혹은 처신을 잘하게끔 만들어 놓았음. 능력이 있어도 보통 전생의 능력. 그것도 매우 여자다운 능력. 빵을 굽는다던가 베이킹을 한다던가 디저트를 만든다던가 그런... 그런... 영애님은 공부를 해서 똑똑할 수는 없는가봉가. 중세시대에 계급사회인데 노예는 없고 식민지도 없고 정치도 없고, 예쁘고 착하고 적당히 당찬 아가씨랑 잘생기고 돈많고 능력있고 키큰 총각이랑 연애하는 이야기... 라면 훨씬 더 재밌게 봤을 텐데 왜인지 이 설정들은 하나같이 결혼을 못해서 안달들이여. 결혼을 하기 위해 연애를 하거나 결혼을 하고 나서 연애를 하거나 하여간 결혼..
타이카 와이티티를 좋아하는 이유 스아실 여자치고 나처럼 남성중심서사를 잘 즐기는 사람도 없을 것이다. 그게 영화든 만화든 애니든 야동이든 나는 거리낌없이 다 잘 본다. 스토리가 좋아도 보고 연출이 좋아도 보고 궁금증에 보고 하여간 다 본다. 잘 만들어 놓으면 뭐든 재밌게 본다. (난 캡아 캐릭터 자체를 굉장히 싫어하지만 윈터솔저나 시빌워 어벤저스 몽땅 다 재밌게 봄. 캡아가 연설하며 염병하고 리더랍시고 꼴값을 떨어도 그냥 재밌게 봄.) 요즘에 이런 걸 잘 안 보는 이유는 충분히 잘 만들어진, 내 취향의 작품이 많기 때문이다. 그렇다고해서, 여성중심서사라고 마냥 다 재밌게 보는 건 아니다. 뭐든지 보지만, 개떡같이 만들어놓은 여성중심서사를 보느니 차라리 잘 만들어진 남성중심서사를 보는 게 내 정신건강에는 더 이롭다. 하지만 이거 아니면 ..
마블은 죽어가는가 결론만 말하면 나는 잘 모르겠음. 왜냐면 내가 최근 몇년간은 사실상 마블영화만 보고 있거든. 정확하게 말하면, 내가 새로운 영화를 일년에 대충 여섯에서 열편을 보는데 그중 세편이 마블영화고 하나는 타이카 와이티티 영화고 한두편은 보려고 했지만 못 본 옛날 영화고 나머지는 봤지만 기억 못하는 영화다. 그니까 머리에 남는 건 대부분의 경우 타이카 와이티티 영화와 좋든 싫든 마블 영화 뿐이다. 물론 이렇게 보다가 타이카 와이티티 같은 감독이나 작가나 배우가 걸려들면 다음 사람이 나올 때까지 몇년동안 계속 빨아제낀다. 근데 타이카 와이티티 빨아댄 게 벌써 5년이 넘는 것 같은디. 드라마도 마찬가지. 지금 이 순간 내가 기억하는 드라마는 마블 드라마 몇편, 핸드메이즈 테일, 웨스트월드...정도인가. 웨스트월드는 ..
타이카 와이티티, 러브앤썬더. 두번째. 이 아저씨는 아마도 천재일 것이다. 너무 잘해서, 월등이 뛰어나서 천재라기 보다는 세상을 보는 방식, 생각하는 방식, 표현하는 방식이 다른 사람과 현격하게 다른데 그 다름을 잘 다듬어서 보통 사람들이 잘 알아먹게 이야기를 해준다는 점이 천재적이다. 자신의 색깔을 그대로 갖고 있으면서도 대중이 들어먹게 하거든. 좋아죽갔네 진짜... 그래서 타이카 와이티티의 새 영화나 드라마가 나올 때마다 챙겨보고 쪽쪽 빨아먹는 겁니다. 좋거든요. 물론, '대중이 알아먹게 한다'에는 약간 일반화가 있긴 함. 여기서 대중은 어느 정도는 제 정신인 사람에 한해서거등;; 조조래빗을 보고 나치가 나오는 영화를 코메디로 만들다니 나치를 미화한다!라고 반응(발작)하는 애들도 있었다. 난감합니다, 진짜. 물론 이렇게 아무데서나 발작하는..